저널응접실/조강문화지원센터 정왕룡대표


정왕룡 前시의원은 요즘 조강(祖江)사랑이 푹 빠져 산다.
조강은 월곶면 조강리에 있었던 포구로 해방 이전까지 한강 일대에서 교역규모가 가장 활발했던 포구다. 한강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점인 조강에 대한 정왕룡 前시의원의 사랑은 조강문화센터를 만들어 사할린 귀국동포와 탈북 새터민, 다문화가정을 하나로 묶고 있다.
지난 2010년 시의회를 떠난 후 정치적 활동을 접고 조강문화지원센터를 김포의 새로운 문화허브로 가꿔가고 있는 정왕룡 대표를 만났다.

'연어의 꿈' 사할린 사진전

지난 20일 김포시의회 1층에서 아주 특별한 행사가 시작됐다.
사할린과 우리의 유년시절을 공유한 90여점의 사진전이 '연어의 꿈'을 주제로 23일까지 이어진다.
김포에 거주하는 사할린 귀국동포들의 유년시절 추억이 담긴 사진전은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사진자료와 사할린 귀국동포의 소장사진 50여점, 조강합창단 활동사진 등으로 구성됐다.
사진전을 마련한 조강문화지원센터 정왕룡대표는 "김포에서 거주하는 사할린 동포들은 징용 2세들로서 부모님의 고향 땅을 찾아온 사람들이다."면서 "사할린은 어둡고 한이 서린 곳이 아니라 따뜻하고 소박한 고향의 풍경으로 우리의 어릴 때 모습과 같아서 추억담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사진전의 의미를 전했다.
사할린 귀국동포의 사진전은 조강문화센터가 그동안 벌여온 신뢰의 결과로 사할린귀국 동포들이 우리사회에 동화되어간다는 것을 보여준다는데 의미가 있다.

'조강삼포 가는 길' 복원되어야

조강문화센지원터는 최근 문화관광부가 공모한 '2013년 시민이 걷고 싶은 길'에 '조강 삼포 가는 길'을 제안했으나 본선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조강 삼포 가는 길'은 조강포와 강령포, 그리고 마금포에 이르는 3개의 포구를 잇는 옛길을 복원한다는 프로젝트다.
'2013년 시민이 걷고 싶은 길'은 전국에서 84개의 사업이 제안되어 서류심사에서 14개가 통과됐으나 최종 10개 사업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하지만 '조강삼포 가는 길'은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분단지역의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향후 김포시의 과제로 남겼다.
정왕룡대표는 최종심사에서 탈락한 이유에 대해 문광부 현장확인 관계자의 의견을 들어 "대부분이 군사 규제지역으로 출입이 어렵고 조강포를 비롯 3개의 포구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시각적으로 소재가 명료하지 않다는 점과 또 김포시에서 그동안 이 지역에 대해 인프라 형성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들었다.
'조강의 부활은 김포의 웅비다'
정왕룡대표의 조강사랑은 김포에 이주한 지난 10년전 시작됐다.
김포에 이사온 직후 문수산을 올라 할아버지 강이라 불리는 조강을 바라보며 모든 만물을 껴안는 조강의 상징성을 보았다. 한강의 모든 물길이 모여드는 조강에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연어의 회기본능을 느꼈으며 이것은 다시 김포에 삶의 여장을 푼 사할린 귀국동포와 새터민, 다문화가정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조강은 이렇게 지역공동체의 복원이자 부활의 의미로 다가왔다.
정왕룡대표는 "조강을 김포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부활시킬 때 김포의 웅비도 함께 할 것이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조강을 브랜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는 김포의 자산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앞서 사람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안보상 필요한 곳을 제외한 최소한의 개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군부대의 협조가 절대적인으로 필요하며 안내판과 3개 포구를 재현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

그라미합창단, 청소년작곡교실 운영

조강문화지원센터는 지난해 8월 설립된 이후 사할린 귀국동포로 구성된 그라미합창단과 청소년 작곡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라미합창단(지휘자 이상주)은 평균나이 70세로 몸이 불편해 나오지 못할 때도 있지만 합창단 활동만은 적극적이다. 지난해 9월 조직되어 그해 경기문화재단 후원으로 송년음악회를 가졌으며 기독교 120주년 기념행사에 찬조출연을 한 바 있다.
현재 25명에서 30명이 활동 중인 조강합창단은 사할린시절 우리의 대중가요는 쉽게 접할 수 있었지만 동요와 가곡은 들을 기회가 없었기에 '봉숭아'를 부르며 지난시절이 떠올라 눈물짓는 정서를 갖고 있다.
아울러 경기문화재단 지원으로 지난달 조직된 청소년 작곡교실은 오는 9월 발표회를 준비 중이다. 통진읍 사무소에서 매주 월요일 4시에 열리는 작곡교실은 현재 6명의 학생이 참여중이며 자녀가 작곡하고 부모가 연주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다문화자녀를 중심으로 청소년합창단도 조직한 바 있는 조강문화센터는 탈북자와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문화탐방과 교육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특히 김포가 비평준화지역인 점을 감안, 진로적성을 상담하는 코칭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선거 '출마 생각할 겨를 없다.'

선출직 출신이어서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는 정왕룡대표는 "출마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정리했다.
"정치는 출마가 아니라 가치있는 정책의 발현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몸담았던 진보정당이 근본부터 물거품이 되면서 정치적 미아가 됐으며 가까운 시간내 변화가 올지 모르지만 현재는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당장 정치를 생각할 겨를이 없는 이유다.
시의회를 떠난 지 4년, 조강문화센터를 운영하며 현재 시의원을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민선 4기 당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선의의 경쟁과 협력이 잘 이뤄졌다 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정치적 시각과 정파간 논리가 강해진 느낌이다"고 한다. 이는 정파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도 합리적이며 논리적인 설득력이 있어야 하는데 무엇과 대립하는지 명료한 제시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시의원을 바라보는 시민들에게 시각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포시의회는 상임위가 없다는 점에서 전문성을 가지기 어렵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시민들은 행사장 참석을 의정활동과 비례 평가하고자 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시의원은 예산을 감시하고 적제적소에 쓰이게 하는 것이 본분인 만큼 이와 관련한 노력이 평가되는 분위기를 주문했다

곽종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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