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웅씨의 인질 강도사건은 그 내용 만으로 충격적이었으며 뉴스화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장위웅씨 사건은 현재 대부분의 외국인근로자가 처한 환경을 단적으로 말해준다는 점과 그 환경이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체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경각심도 함께 던져주고 있다.
장위웅씨는 경찰에 체포된 직후 한국 입국 시들어간 비용 1천5백만원을 위해 범죄를 계획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히고나는 죽은 목숨이다. 돌아가도 나는 죽는다고 체념했다.
현재 김포시의 외국인 노동시장은 현장(일용직)에서 산업체(월급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몇 달전 기업체들이 인력 공동화현상으로 생산라인을 중단했던 것에 비하면 산업인력은 풍부하게 늘어난 셈이다.
외국인근로자들이 겨울철 현장 일(일용잡부)의 감소와 추위를 피해 저임금의 공장을 선택하고 있지만 갑자기 늘어난 인력은 일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이 가운데 특히 금년겨울은 내년3월 대부분의 외국인근로자들이 강제출국을 앞두고 있어 그들이 체감하는 불안과 초조는 곧바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안고있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출국 일정속에 입국당시부터 막대한 빚으로 시작한 근로의 생활과 임금체불, 고물가, 유흥비 등으로 손에 쥔돈이 없는 근로자의 경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장위웅씨 사건은 보여주고 있다.
돈 없이 돌아가면 죽은목숨이며 범죄 직후에도목숨만 붙어있다고 체념하는 장위웅씨가 일반적으로 출국날짜를 앞두고 있는 모든 외국인근로자들을 대표한다면 무리한 생각일까.
지난 10월초 김포시내 기업체에서는 우리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상담이 이뤄졌다.
대곶면에 소재한 0업체 대표는 아시안게임 취재차 한국을 방문한 파키스탄 기자로부터 아시안게임 후 돌아가지 않겠으니 취업기회를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0업체에는 그 기자의 친구가 오래전부터 근무하고 있었던 터라 입국당시부터 불법체류를 계획했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기자는 또 내년3월 강제출국에 대비, 비자연장 방법과 외국어 학당에 등록, 형식적인 학생 비자만 받고 취업할 수 있는 방법등을 상담해왔다.
강제출국을 앞두고도 외국인근로자들이 다시 불법체류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경찰등에 따르면 내년3월 강제출국에 응할 외국인근로자를 20~30% 정도로 낮게 추산하고 있다. 강제출국 정책을 시행하고는 있지만 관계당국에서 조차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3월 강제출국 조치 후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심해질 것이라는 것은 외국인 근로자들도 잘알고 있다. 현장 일용직이 아닌 기업체로 역류하는 현상은 기업체속에서 단속 소나기를 피해보고자 하는 속셈이다.
이들은 이같은 위협을 체감하며 올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떠날 것인가 다시 불법체류할 것인가. 손에 쥔 돈이 없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초조하고 불안한 나날속에 범죄유혹은 그들을 옭아매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근로자를 둘러싼 정책부재에 대한 반성과 향후 발생 가능한 외국인범죄에 대한 치안대책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2002. 10>
곽종규 발행인
곽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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