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내서 연이어 발생한 청소년 자살이 심상치 않다.
올해들어 관내서 발생한 청소년 자살은 모두 3건. 모두 여학생이며 아파트에서 ‘투신’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그러면 무엇이 이들을 자살에까지 이르게 하였는가. 우리 모두가 깊이 고민해 보아야할 대목인 것이다.
올해초 북변동 D아파트에서 투신한 K여중 2학년 김모양의 경우 “연예인 HOT를 사랑해온 가운데 유품을 그들에게 전해달라”는 글을 남기고 죽음을 선택했다. 또한 4월27일 통진면 S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한 T고 1학년 서모양의 경우 “가족을 사랑한다. 오빠(군인)를 사랑하는데 지금은 너무 힘들다.”는 유서를 남겼다. 아울러 5월4일 북변동 S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한 K여중 3학년 한모양의 경우 친구와 가족앞으로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글을 남겼다. 외형상 볼 때 이들의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취재 결과 나타난 문제는 청소년들의 정서가 자살에 노출되어 있으며 서로간의 일반적인 대화에서조차 자살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즉 사회현상의 단면이란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이종원연구원은 “청소년의 자살에 대해 ‘모방자살’ 심리가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모방자살은 청소년기에 겪는 특유의 심리로 연예인의 죽음 혹은 자살이 청소년의 자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내서 발생한 자살의 경우 모두가 극단적인 ‘투신’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모방자살’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누리병원 전창만원장은 “일반적인 경우 여학생은 옷을 이쁘게 입고 수면제를 사용한다. 그러나 투신의 경우 미화된 자살이 아닌 다른 길이 없는 절박한 심리의 표현이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어떤 ‘절박한 심리’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는 것인가. 청소년 자살에 오랜 관심을 가져온 강신도씨는 “부모와의 갈등, 대화단절, 성적비관”이 자살이유의 1위를 차지한다고 했다. 즉 입시위주의 획일적인 교육과 부모와 교사등과의 의사소통의 단절, 집단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등이 자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에서 4명의 여학생이 동반자살한 경우 “자신의 힘들어 할 때 부모가 외면했다”며 죽음을 선택했다. 또다른 이유는 경제한파로 인한 IMF상황이 청소년자살심리로 이어진다는 것. 이종원연구원은 “실업율과 자살율은 비례한다”며 가장의 실업여파가 자녀에게는 부모를 돕겠다는 심리로 이어져 자살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청소년자살에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연예인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선교신문의 ‘청소년에게 자살심리를 부축이는 가사’에 따르면 “김모씨의 슬픈 영혼의 아리아, 마지막기도와 자모씨의 이틀전에 죽은 그녀와의 채팅의 경우 죽음을 미화하는 노랫말들로 죽음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사랑과 이별을 죽음과 연결하므로서 죽은 애인을 둔 사람에 막연한 동경심과 함께 죽음에 대한 충동을 느낄수도 있다는 것이다.
통계연보의 최근 통보에 따르면 95년의 경우 10대중 3백46명(남2백10명, 여1백36명)의 청소년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길을 택했다. 김포에서 발생한 자살을 김포만의 문제로 한정할 수 없지만 그렇다 해도 김포에서 연이어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자살심리를 막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더욱이 그것이 결코 옳지 못한 것일지라도 청소년의 이같은 심리를 부모와 학교는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이미 김포의 청소년은 본드등 약물에 노출된지 오래기 때문이며 이제 충동적이며 극단적인 현상에 까지 이르고 있다. IMF시대, 청소년과 기성세대가 대화하며 삶을 나누는 자세가 어느때 보다 절실한 때이다. <1998. 5>
곽종규 발행인

곽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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