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사회가 의회를 두고 있는 이유는 주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모든사안이 있어 보다 섬세한 관찰과 토론을 통해 정확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내고 이를 성실하게 실천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합리적인 비판을 토대로 한 토론문화의 형성는 필수적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의회의 회의절차에는 상정된 안건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와 이에대한 자치단체의 응답절차를 두고 있다.
그러나 김포군의회는 지난 6월4일 추경예산안을 비롯한 11건의 안건을 다룬 제29회 임시회에서 전체 안건에 대해 한건의 질의응답없이 만장일치로 통과, 자칫 토론절찰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의회기능을 존중하지 않았다.
물론 의회측 입장에서 볼 때 특위에서 충분한 논의와 의원간 사전조율을 거쳤고 특히 심의과정에서 행정담당자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어 굳이 전체회의에서 또다시 질의응답하는 것은 효율적이고 원활한 회의운영이 되지못한다고 볼 수도있다. 그러나 군민의 시각은 다르다.그이유로 첫째, 사안에 따라 일시적으로 구성되는 특별위원회의 경우 관행상 비공개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임시회를 비롯한 정기회의는 주민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개된 토론회다. 이 때문에 군민전체의 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논의하고 의결하는데 회의의 효율성만을 강조하여 질의응답을 무시한다는 것은 공개된 장소에서 토론을 거쳐 합의된 결론을 도출하는 의회의 기능을 무시한 것으로볼 수밖에없다.
둘째, 특위는 제적의원 전원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군민전체와 관련된 문제를 특위에서 아무리 정교한 심의를 한다해도 의결정족수에 해당하는 의원이 진정으로 동의하지 않는한 소수의 의견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즉 특위가 심의하고 다시 나머지 의원이 모여 협의를 했다고 해도 근본문제를 회복할 수는없다. 의회의 기능은 공개된 토론을 통한 의견의 합의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소수가 모여서 비공개로 이루어지는 합의를 두고 전체의원의 합의라 할 수없으며 더군다나 전체 군민늬 합의된 의견이라고는 더 더욱 볼수없다. 오히려 이것이 반복될 경우 투명하게 열려야 될 행정이 실현도 되기전에 ⌈닫힌 행정⌋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것인가.
셋째, 전체회의에 상정된 안건은 부군수 이하 과장급 실무책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적의원2/3이상이 찬성해야만 의결된다. 그러나 이같이 공개된 회의에서 한건의 질의도 없다면 다른 측면에서 볼 때 예산과 시간의 낭비다. 공공의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공직자가 특위에서 시간을 내어 답변하고 임시회에 다시 출석하여 회의시간 내내 침묵만 지킨다면 형식적인 회의절차를 위해 업무시간을 소비하는 것인 아니고 무엇이가.
넷째, 공개된 토론을 무시하는 회의운영은 혹, 의원 개개인이 주민과의 의견교류가 적다는 것과 의원들이 안건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가 적다는 점. 그리고 특위의 동료의원이 잘 심의 했겠지 하는 안일함의 반영이라 볼 수있다.
특히 개인적인 반대의견이 있음에도 몇몇의 의원, 의장단의 의견이 모아진 것이라하여 침묵한다면 그것은 의원의 권한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으로 짐작할 수있다.
부언하건데 민주주의와 주민자치는 공개된 토론을 거쳐 서로의 합의를 도출해내는 행위이다. 이러한 의무를 의회가 주민으로부터 위임받아 실행하고 있는 만큼 의회는 어떠한 이유에서건 이를 결코 소홀히 다뤘서는 안된다. <1996. 5>
곽종규 발행인

곽종규  -

<저작권자 © 김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