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는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충분히 사랑받을 권리가 있지 않을까요?”
청소년의 삶을 축제로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 권정심(<주>디엠에스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씨는 인생을 통해 늘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라고 말한 교육자 돈보스코 성인의 교육철학을 닮고 싶다.

아직은 마흔 아홉의 나이. 배 아파 낳은 아이 셋과 가슴으로 낳은 아이 열댓명을 슬하에 둔 자식 부자 주부, 권정심대표. 99년 서울 강서구 방원중학교 1학년이던 큰 딸이 들려준 이야기는 권대표가 지금의 길로 들어선 계기를 만들었다.
“같은 학교 오빠들이 밤이나 새벽이면 지하철역에 모여 춤을 춘다.”는 이야기를 듣은 권정심씨는 늦은 밤 강서구 방화역을 찾아갔다.
“성격이 운명”이라는 궤테의 말처럼 이날 운명의 발걸음은 그녀의 인생을 확 바꿔놓았다.


■ 자신을 던져 DM그릅 탄생

세종대 무용학과를 나온 권정심씨는 당시 11년간의 무용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3명의 자녀를 돌보던 가정주부였다. 새벽 3시에 방화역에서 맞딱드린 정경, 카세트를 틀어놓고 10여명의 아이들이 미친 듯이 춤을 추는 모습은 잠재되어 있던 그녀의 열정을 되살렸다.
집에 돌아와서도 그들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렸다. 어려운 가정형편과 욕구를 풀 방법이 마땅치 않은 답답함에 학교도 잘 가지 않고 걸핏하면 싸움에 매달리던 그들의 춤은 열정은 가득했으나 기본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 갈등하던 그녀는 마침내 그들에게 “춤을 가르쳐 주겠다” 고 제의했고 자기만의 공간이던 연습실을 그들에게 공개했다. 현대무용을 전공한 그녀였기에 “힙합 댄스”를 연구하기위해 외국에서 비디오테이프를 구해 익히며 기본동작을 가르치고 힙합을 접목시켰다.
매일 밤 9시면 모여 흘린 구술 땀은 마침내 DM그룹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 ‘하지 말라’ 대신 도전도와야

DM그룹은 크고 작은 청소년 댄스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멤버중 한명은 유명 기획사에 스카웃되어 활약하는 등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춤꾼들은 학교공부에도 적극성을 보였다. 2002년 서울 보라매 공원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문화페스티벌’ 댄스부분에서 대상인 문화부 장관상을 받으면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이후 서울시 주최 ‘유스 챔피언 대회’에서 챔피언에 이르는 등 공식대회를 통해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들은 그 후 전국 중고교 축제와 청소년단체 행사의 단골초청 멤버가 됐다.

성하, 재민이, 성진이, 준기등 그들이 그동안 무대에 오른 횟수는 2천여회가 넘는 사이 그들은 ‘언더’에서는 상당한 팬을 확보한 실력파들로 자리 잡았으며 장학금까지 받고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권정심대표의 1차 미션이 성공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곧이어 그녀는 그녀의 정성스런 헌신을 듣고 찾아온 아이들을 위해 2차 미션에 돌입했다.

■ 청소년 위해 아파트 처분

그녀는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될 때 다른 일들도 상승세를 타 다 잘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어른들이 ‘젊은이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어른들은 젊은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 대신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빨리 찾아 그것을 위해 땀 흘리며 도전하게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과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일이 자신에게 큰 보람을 준다는 것을 안 것은 커다란 소득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은 개인이 하기에는 너무 벅찬 일이었다. 그들에게 춤을 가르치고 각종 경연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사이 그녀의 통장은 바닥을 드러냈다. 권정심씨는 DM그룹이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끝으로 젊은이를 위해 일하는 것을 당분간 쉬기로 했으나 또다시 그녀를 찾아온 아이들을 모른 체 할 수 없었다. 그래서 2003년 태동한 것이 연예기획사 디엠에스엔터테이먼트(댄스마니아 스쿨 엔터테이먼트)다. 운영비는 방화동 큰 아파트를 팔아 김포 전세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남긴 차액이었다.

■ 김포에서 갖는 마지막 꿈

그녀는 두 번째인 <빅건>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자신이 여유가 있을 때 만난 에게는 이태원에서 HOT 단골집을 데려가 옷을 사주고 고요테 옷을 입혀 무대에 올렸는데 빅건에게는 그렇게 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래와 춤에 재능이 있는 빅건이 맘껏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그게 여의치 못하다. 뜻있는 독지가가 있다면 그녀는 그에게 “이 세상에서 사람을 키우는 일이 가장 보람있는 일입니다. 더욱이 청소년들은 무조건 사랑하고 그들이 사랑받고 있다고 것을 느끼게 해줘야합니다. 그들은 우리의 미래니까요.” 이렇게 호소하며 매달려보고 싶다.

권정심씨가 힘들지만 잘 견뎌내고 있는 힘은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신이 정착해 살고 있는 김포에서 정말 신나는 <청소년문화페스티벌>을 펼쳐 보이는 일이다. 강, 바다와 맞닿아 있고 후덕한 땅을 갖고 있는 아름다운 고장에 청소년문화를 꽃피우고 싶은 것이 그녀의 마지막 꿈이다.

■ 청소년 삶 축제로 만들고 파

그녀에게 김포는 각별하다. 호방하고 한량이었던 아버지가 잠들어 계신 곳이기에 마지막으로 꿈을 펼칠 무대로 김포를 택했다. 김포가 청소년의 삶을 축제로 만들어 주는 도시가 된다면 김포의 또 다른 브랜드가 되어주지 않겠는가.
명품도시로 태어날 김포신도시에 <김포반도청소년페스티벌>이 열린다면 진정 김포는 전국에서 가장 돋보이는 도시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것이 그녀가 오늘도 빅건과 함께 춤추며 온 몸을 땀으로 적시는 이유다.

취재/최의선편집위원<작가>ces-1102@hanmail.net

김포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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