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응접실/방재선 통진고등학교 교장





‘난의 향은 천리를 가지만 사람의 덕은 만년을 간다’는 교육관을 가진 방재선 통진고교 교장(65)은 학생들에게 늘 덕의 중요성 가르치는 교육자다.

장학금을 모금하여 어려운 학생에게 전달하고 성실한 인물을 스크랩하여 학생들의 인생관과 진로방향의 지침으로 삼는 교육현장을 사랑하는 교장으로 김포사회에 알려져 있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젊어 보이는 이유가 평생 10대와 생활했기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얘기를 나누면서 “나를 비롯해 내가 만나는 모든 이가 즐겁고 행복해지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이유임을 알았다. 공주 사대를 나온 이후 중고교에서 수학교사로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고 교육청 중등과장, 학무국장, 김포교육장을 지내시면서 교육환경 개선에 많은 열정을 쏟아냈다. 3년간 김포교육장으로 김포교육을 책임지다가 2003년 8월 부천동중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임하고도 그리운 교정이 그를 부르자 통진고교 교장이 되어 다시 돌아왔다.

교육자로서 보낸 사십여년의 세월. 아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감동어린 스토리로, 때로는 달빛에 젖어 신화가 되어버린 이야기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그는 “훌륭한 교육자의 외길을 걸었다.”라고 압축할 수 밖에 없다.

참교육자, 참스승으로 표현되는 방재선교장을 학교에서 만났다.


■ 사람을 신나게 하는 교장
1949년 개교한 통진고교는 교문에서 문화관까지 110미터의 길 양켠에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줄지어 서있다. 방 교장은 이 길을 ‘희망의 언덕길’이라 부른다. 그리고 날마다 두 번씩 이 길을 걷는 제자들과 교사들에게 꿈과 희망을 일깨워 준다.

어느 곳에 부임하든 그곳을 갈고 닦아 빛나게 하는 방재선교장의 주특기는 사람을 신나게 만드는 것. 그런 연유로 요즘 통진고 방 교장선생은 축구명문 통진고교를 축구면 축구, 응원이면 응원의 메카로 부상시키는 것이다. 이 학교 출신으로 독일 월드컵에 출전한 태극전사 김두현선수가 방문했을 때 그의 손을 잡고 “통진고교 명예를 걸고 잘 싸우라.”고 격려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30여명의 치어리더를 만들어 토고전이 열리는 13일 사우문화체육광장에서 프로 못지않은 응원전을 펼쳤다.

■ 즐거운 학교, 가고 싶은 학교
또한 통진축구 선수들이 실전같은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통진고교 운동장을 인조잔디로 만들 만반의 준비도 끝냈다. 어디 이뿐인가. 통진고교는 태권도, 사격에서도 전국 으뜸이다.

사격의 신동하 선수는 전국 시합에서 3관왕을 차지해 학교는 물론 김포의 자랑이 된 한국의 꿈나무가 되었다. 방교장은 통진을 <즐거운 학교,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 교정을 다양한 멜로디로 가득차게 했다. 관악부(밴드)외에 보컬팀을 만들고 통진 두레놀이와 연결시킨 사물놀이는 경기도에서 제일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렇다고 스포츠, 노는 문화에만 치중하는 건 아니다. 성적이 향상되어 서울대는 물론 명문대에 들어가는 비율이 높아졌다. 공부할 때 공부하고 놀 때는 신나게 노는 10대의 문화를 정착시켰기에 이 두 가지가 서로 상생하며 서로를 키우고 있는 것. 사실 통진고교는 인문고와 실업고가 함께 있으므로 이같은 상생교육을 하지 않으면 자칫 불균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과 취업이라는 두가지 과제는 풀기 힘든 숙제였으나 방 교장의 교육경험과 혼신의 노력이 절묘한 조화를 끌어냈다.
“교장 선생님은 교육의 히딩크시네요.”라는 말하자 누가 들었을까봐 사방을 둘러보며 손을 내저었다. 아직도 겸손은 몸에 배여 있다.

■ 가난이 만든 참 교육자
7남매 장남인 방재선 청년은 약사가 되고자 중앙대 약학과에 합격했으나 등록금 문제로 장학금이 있는 공주사대를 선택했다. 집안의 가난이 그를 한국의 페스탈로치로 만들었으며 그를 만나 훌륭한 사회인이 되어 우리 사회를 빛나게 하는 선생의 제자들은 선생 집안의 가난에 큰 절이라도 해야 할 듯하다.

아내 박정애여사 또한 공주사대에서 동문으로 만나 결혼하고 1남 1녀를 잘 키워 사회일꾼으로 만들었으니 그에게 있어 가난은 인생을 전화위복시킨 감사의 대상이다.
일찍이 영세를 받아 천주교 신자(아오스딩)인 그는 날마다 감사기도를 드리며 산다. 이러한 감사의 생활은 그를 봉사하고 헌신하는 ‘천상 선생님’으로 만들어 놓았다.
얼음은 물에서 나왔으나 물보다 차고 제자는 선생이 길렀으나 선생보다 더 훌륭해져야 살아볼만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 교육계 위기 아니다
방재선교장에게는 훌륭하게 성장은 제자가 많다. 김포의 공직자들 중에는 통진고교 출신이 많고 그의 제자들은 기업인으로 예술가로, 공직자로, 선생님으로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고 있다.

방재선 교장은 김포교육장 시절에 <김포시 학생예술제>를 만들었고 최우수교육청상으로 받은 상금으로는 <청소년 연극제>를 열었다. 청소년기에 만나는 문화가 평생 그 사람의 영혼을 지켜주는 힘이 되기에, 기성세대는 무엇보다도 젊은이들에게 예술적 감성을 익히는 마당을 제공해 주어야한다.

방교장은 “이 땅에 교육이 흔들리고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은 옳은 말이 아니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렇다. 방재선 교장의 모습 그 하나만으로도 우리 교육계는 여전히 희망이 서려있다.

취재/최의선편집위원<작가>ces-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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