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응접실/ 고성백 김포우리병원장





김포에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의사가 있다. 오로지 환자의 짝으로만 살아가는 덕에 아프지 않고는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스스로를 자랑하는데 너무도 인색해 그동안 인터뷰가 허락지 않았던 김포우리병원 고성백 병원장(가정의학 전문의, 의학박사)을 아프지 않고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맞았다.

김포 유일의 종합병원 김포우리병원이 네 돌을 맞아 빗장을 활짝 열었다. 4년전 5월 전문 진료과장 17명과 230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김포우리병원은 네 살이 된 지금 전문 진료과장은 두 배인 34명이 되었고 식솔은 350명으로 늘어나 건강 김포를 지키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또한 대도시 대학병원 못지않은 최첨단 의료시설과 의료진의 실력이 소문나면서 타 지역에서도 이곳을 찾아오고 있어 김포의 자랑이 되고 있다. 종합병원의 수장이면서도 환자를 만나는 조그마한 진료실이 전부인 고성백 원장의 집무실에서 미소가 따뜻한 그와 나눈 한시간 가량의 이야기를 독자들의 마음의 정원에 옮겨놓는다. 햇살 따사로운 초 여름날 창가에 앉아 차를 마시는 느낌으로 편안하고 정겨웠다.


■ 오로지 환자의 ‘짝’이고자 고집
도시에 종합병원이 없다면 그 도시는 이사오기 주저하는 곳이 될 것이다. 종합병원은 도시발전에 한부분의 역할을 하지만 실상 우리네 삶에서 경찰서나 병원에는 가지 않고 사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병원이 잘 된다면 박수 칠 일은 아닌데 고 원장은 병원이 붐비는 원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예전에는 치료가 시급한 감염성 질환이 많았지만 요즘은 성인병이 늘어나 예방차원의 진료로 오는 분이 많지요. 그러니 병원이 붐비는 걸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고성백 닥터는 이런 현상이 다가올 것이란 것을 오래 전에 이미 알고 마취과 전문의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로 전환했다. 이같은 그의 혜안은 진료뿐만 아니라 병원 운영에서 더더욱 두드러진다.

그는 모자의원(1984-1994년)원장에서, 부천 중동병원(1994-2002년)원장을 지낸 후 2002년 마침내 넓고 푸르른 김포평야가 한눈에 보이는 걸포동에 김포에서 처음으로 종합병원을 열었다. 그가 김포를 택한 데는 우연같은 필연, 필연같은 우연이 있다. 부천 중동병원에 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원확장을 생각하던중 그는 병원이 많은 부천보다는 좀 더 넓고 병원이 없는 곳을 물색했다. 그리고 그의 고민은 여행중 김포를 지나면서 쉽게 해결됐다.
한켠에 아파트가 있지만 여전히 들녘이 풍성하게 푸르른 김포가 마음에 꽉차게 들어왔고, 그는 김포가 성장원동력을 갖고 있음을 보았다. 이 혜안은 적중해 김포시와 우리병원은 서로 상생해 둘 다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김포는 신도시로 인해 현재 두 배에 이르는 인구증가를 눈앞에 두고 있고 우리병원은 최첨단 의료장비를 갖추며 특정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위한 전문진료센터와 클리닉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제는 타지역에서도 찾아오고 있는 유명한 병원이 되었다.


■ 명의이자 탁월한 병원경영CEO
그는 명의뿐만 아니라 경영을 잘하는 CEO로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김포우리병원 진료실에는 '환자중심의 병원'이념아래 <환자입장에서 생각하는 병원, 환자에게 설명을 잘하는 병원, 환자를 내 가족처럼 돌보는 병원>이라는 세 문장을 진료실과 병실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고 원장은 한 달에 한번 갖는 닥터들과의 미팅에서 “봉사한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진료비를 내는 환자는 당연히 대접받아야 합니다. 의사가 환자들에게 잘 한다는 것은 무조건 환자 뜻에 따르는 게 아니라 싸워서라도 병을 낫게해야 하는 것입니다.”고 강조한다.

그는 환자의 잘못된 선택은 이해시키고 설득해서 낫게 하는 것이 의사의 근본자세임을 전문의료진에게 말하고 또 강조한다. 물론 의사와 환자간 의견출동이 생기면 끝까지 환자입장에서 생각하려는 자세를 고수해야하지만 환자가 틀렸을 때는 싸워서라도 설득해야 한다고 그는 믿고 있다.

사람들은 의사를 돈 잘버는 직업인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스트레스 많은 참으로 고단한 직업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그들은 생명앞에 자유로울 수 없다. 수술을 피곤하다고 미룰 수도 없으며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예술가나 물건을 만드는 장인이라면 맘에 들지 않을때 부시고 다시 하면 되지만 의사는 <다시>라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다행이도 우리병원은 실력있는 의사들이 포진해 있고 또한 운이 따랐는지 지금까지 큰 사고없이 생명의 희망을 안겨주었다. 우리병원은 그 감사함을 이웃사랑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원장의 아내며 약사인 도현순 부원장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김포사회에 따사로운 손길을 펴고 있다. 무의탁 노인 요양시설에 의료와 음식봉사를 하고 김포시 초중고 결식학생에 급식비를 지원한다.

또한 도 부원장은 일주일에 두 번 결손 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방과후 직접 공부를 가르치며 간식을 해다 준다. 이렇게 지역소외계층 지원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아동 병원견학, 청소년 금연강좌, 노인대학 건강강좌, 초중고 학생 장학금 지급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김포지역에 봉사하고 있다. 이같은 지역봉사는 우리병원 말만 나오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 통진종고 방재선교장의 표현에서 잘 알 수 있다. “도서지원비 1백만원, 결식아동지원 2백만원, 축구부지원 2백만원 등 5백여만원을 수시로 남모르게 보내줘 학교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우리병원을 자랑한다. ‘행복 바이러스’인 셈이다.

밖으로의 봉사는 병원내부 직원들에게로 이어진다. 환자중심의 질 높은 서비스를 하려면 직원만족이 우선 되어야함으로 직원자녀 학자금 지원제도, 직원자녀 토요학습체험 프로그램, 직원 동호회 모임(산악회, 마라톤, 축구, 인라인)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고원장부부 ‘행복바이러스’ 전파자
고 원장과 도 부원장의 부창부수 절묘한 조화는 일찍이 고성백원장의 총각의사 시절 순애보 사랑으로 선도 보지 않는다는 셋째 딸 도현순 약사를 아내로 맞으면서 시작됐다. 도부원장은 약사일 외에도 원장사모님으로 온갖 일을 도맡아 해야 했다.

고 원장은 그의 부친이 의사가 되라는 말씀 하나로 아무 갈등없이 의사가 되었고 도현순 약사는 아버지 간호를 위해 종합병원 약사를 그만둘 만큼 효녀다. 이들 효자와 효녀는 스스로 복을 빚은 탓인지 큰 시련없이 이 자리에 왔으며 그 감사함을 이웃사랑으로 실천하고 있다. 의대 본과에 다니는 아들도 부모를 닮아 효자, 딸 역시 대학원에 다니는 재원으로 부모님 말씀 거스르는 일이 없단다.

고원장은 주어진 일은 열심히 하지만 노는 일도 잘한다고 했다. 바둑은 아마5단, 장기, 등산 테니스를 즐긴다. 송창식, 윤형주 노래를 좋아했던 그의 통기타 실력은 수준급이다.
네 살의 우리병원은 우량아중의 우량아. 예방의학으로 생명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지금 지하 1층, 지상 4층의 <종합검진센터>를 신축할 준비를 끝냈다. 또 고성백 원장부부는 고통이 있는 곳에 위로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심기 위해 병원을 보다 즐겁고 행복한 곳으로 만드는 일을 가꿔가고 있다.

취재/최의선 편집위원<작가>ces-1102@hanmail.net

김포저널  -

<저작권자 © 김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