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호 솔토건축대표소장(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주택의 외관계획은 매우 중요합니다. 집이 옷이 되면서 표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지요. 외관계획을 세울 때 마감재는 이웃과의 조화를 고려하여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외관에 활용되는 소재는 나무나 흙 등 자연소재를 비롯하여 각종 공업용 사이딩, 벽돌, 드라이비트, 세민트 등 다양하나 단일 소재로 마감할 경우 심플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소재를 복합적으로 활용하면 화려하면서도 포인트로 인해 건물의 긴장감을 살릴 수 있습니다”

'건축은 작은도시, 도시는 거대한 건축'

2004년 11월 국립수목원의 ‘산림생물표본관’으로 산림청과 목재문화포럼이 주최한 제2회 ‘한국목조건축대전’에서 영예의 대상에 선정된 조남호 솔토건축대표소장. 그는 이어 2005 '봉평 레이펜션2차를 통해, 한국목조건축대전에서도 본상을 수상한 ‘한국건축의 다중채널을 꿈꾸는’ 몇 안되는 젊은 목재건축가로 유명하다.

“‘건축은 작은 도시이고, 도시는 거대한 건축이다"라는 말처럼 어느 것 하나만을 두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건축에는 건축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건축의 참된 모습은 자연을 닮은 인간중심의 환경을 창출해가는 것입니다.” 김포신도시와 함께 26개 지구단위개발계획을 갖고 있는 김포시 상황에서 건축사 조남호교수의 건축에 대한 생각은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

솔토건축 ‘자연속의 건축’ 지향

‘(주)솔토건축’을 이끌고 있는 조남호 교수는 솔토에 대해 “시경(詩經) 북산지계편의 시귀절 솔토지빈(率土之濱)의 줄임말로서 '온세상', '온누리'라는 의미다”다. 즉 ‘자연속의 건축’을 지향한다는 뜻이다.

조남호교수와 (주)솔토가 지향하는 건축은 작년 한국목조건축대전에서도 본상을 수상할 당시 곽재환 심사위원의 평에서도 엿 볼 수 있다.

당시 심사위원은 “'봉평 레이펜션 2차'는 목구조의 멋과 맛을 살린 소박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공간연결을 통하여 명쾌하고 세련된 터치로 해결한 수작이다. 설계자의 또 다른 작업인 '알즈너연구동' 역시 좁고 긴 대지에 외형적으로는 단순하지만 쉽지 않은 프로그램을 노출콘크리트와 목구조가 결합한 작품이다.”라고 평가했다.

조교수 2000년 대통령상 수상

솔토건축의 조남호 대표소장은 1999년 목재와 철근을 결합시킨 신원동 주택(서초구 양재동)을 지어 건축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청계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으로 알려진 그 집은 <주택가 숲에 오래된 나무처럼 서있는 집><새로 지어졌음에도 늘 그 자리에 있었던 듯한 집>이라는 평가와 함께 잡지의 화보로 사랑받으면서 건축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후 조남호 소장은 신원동 주택의 경험을 살려 또 다시 목재와 철근을 사용해 교원그룹 ‘게스트 하우스’를 건축했다.

주목받은 몇 안되는 젊은 건축가

교원그룹 게스트 하우스는 지역단위 연수원과 휴양시설을 접목시킨 리조트 연수원 개념으로 건물이 지형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설정되었으며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몇가지 전략을 가지고 있다.

게스트 하우스 내 강의실은 마치 아래 연수원의 기능이 이전된 것처럼 노출 콘크리트 마감으로 되어있고 복도는 목구조가 노출 콘크리트 벽면과 대비된다. 또한 나무정원이 있다. 나무는 인간이 만들어온 환경에 그 특유의 따뜻함과 특성을 불어넣으면서 자연환경과의 연결고리가 되어왔다. 이렇게 설계된 게스트 하우스는 2000년도 한국건축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복합구조건물의 새 시대를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후 솔토건축은 도고연수원, 청평비전 센터, 남원 스위스에코센터등이 건축은 외형의 아름다움과 함께 자연은 건축을 좋은 기반위에 서게 하는 근원임을 증명해 보였다. 또한 그는 물, 빛, 시간과같은 자연의 요소가 건축의 훌륭한 재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건축설계로 동료 건축사들로부터도 주목을 받았다.

도시계획분야 공무원 건축인식 갖춰야

서초구 우면동 중원빌딩 (주)솔토건축의 사무실 입구에는 특이한 벽면이 있다.

한 줄로 가지런히 쓰여 있는 이름들이 있으며 그 중 어떤 이들 이름에는 동그란 초록빛 딱지가 붙어 있다. 이에 대해 조 소장은 “솔토건축에서 함께 일한 사람은 누구라도 그 벽에 이름이 새겨 지는데 초록빛 표는 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다”고 했다. 건축에 있어 자연과 환경을 소중이 여기듯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그의 정신이 출입구에서부터 확인되는 순간이다.

‘건축은 작은 도시고, 도시는 거대한 건축이다’라는 말을 화두로 삼고 있는 조 소장에게 도시계획이 필요한 김포신도시를 화제로 돌렸다.
“도시계획은 개발의 효율성은 높지만 불필요한 동선을 만들게 됨으로 엄격하게 말해 근본적으로 실패하기 쉽습니다.”

그는 실패확률을 줄이려면 도시개발을 시행하는 행정가의 건축에 대한 인식능력과 함께 건축가의 윤리의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필자는 이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신도시외에 지구단위계획으로 들어설 지역에 어떠한 건축물이 들어서는 게 좋은지 질문을 이어갔다.

“저라면 전통도시에서 볼 수 있는 목재건축이 많이 들어섰으면 좋겠습니다. 전통도시 개념은 나무의 형상처럼 큰 줄기에서 가지가 뻗어나가는 듯한 모양으로 말하자면 예전에 자연스레 만들어졌던 마을이라고 보면 되지요.”
그의 말속에서 건축물을 위한 신도시가 아니라 사람을 위한 한 폭의 그림같은 전원 신도시가 그려졌다.

건축은 신체와 정신이 서로 작용하는 장소
이어진 그의 건축에 대한 철학에는 ‘사람과 환경’이 자연스레 어우러져야 하는 공간임을 느끼게 했다.

“건축은 정신활동의 산물인 동시에 실재하는 대상안에서 구체화되며 또한 신체와 정신의 상호작용을 경험하게 하는 장소입니다. 따라서 건축은 단순한 이미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신체와 환경과의 관계속에서 존재하는 것이며 결국 건축은 삶에 대한 관찰을 통해 프로그램화되고 이들이 주어진 장소와 수많은 교감을 통해 자연에 기반을 두고 대지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신도시를 설계하는 전문가는 물론 평생 살집을 지으려는 사람이라면 꼭 유념해야 할 말이다.

조남호교수

(주)솔토건축 대표소장
한국목조건축기술협회 부회장
국민대 목조디자인센터교수
서울시립대 겸임교수
한겨레문화센터 생태건축학교 강사
2000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 수상
2002 동아시아 건축가연맹 건축상 금메달
2003 한국건축가협회상 수상

취재/최의선 편집위원 ces-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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