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규 칼럼>

민선5기 김포시정은 출범과 함께 ‘시민이 주인’임을 천명하고 이를 시정운영 철학으로 발표했다.

‘그렇다. 왕조시대이후 시민은 늘 주인이었다.’

이 땅에 민주주의가 시작된 지 오래됐고 더욱이 민선시대가 도래한 이후 5기까지 오면서 아직도 ‘시민이 주인’이란 용어가 ‘시정운영 철학’으로 제시되고 그것에 감동하는 현실에 새삼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렇다면 그 이전 시정에서는 ‘시민이 주인’이 아니었다는 말인가.

그것은 현실정치에서 구현하고 다양한 시민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사실도 있지만 독선적 권력에 의해 시민이 무시당한 것도 적지 않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시민과 지역발전을 내세우며 정책결정자의 주장이 일방통행한 면도 있으니 말이다.

섬기지 않으니 ‘섬김’이란 단어가 나붙고 주인이 아니었으니 ‘주인’이란 말이 시장의 철학이 되는 것은 어쩌면 이러한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유영록시장이 취임식에서 보여준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이름없는 시민들을 단상에 모신 반면 그동안 굴지의 권력층을 모두 단상 아래 자리한 것은 ‘시민이 주인’인 철학을 표현한 대표적인 변화로 평가할 수 있다.

민선5기는 이렇게 시민을 주인삼아 출발했으며 ‘시민이 주인이다’는 것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지만 유영록시장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시정을 통해 시민이 주인임을 끊임없이 느끼게 해야 하는 점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 ‘시민이 주인이다’는 것은 구호에 그쳐 시민들의 실망감이 시정운영의 장애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시민을 주인’삼아 시정을 구현하는 것이 결코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양한 시민들의 욕구가 분출하는 김포시 현실로 볼 때 만족하는 층은 시정철학을 인정하는 반면 만족치 못하는 계층은 시위를 통해 시정 전체를 불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정과 시민의 다양한 욕구가 쌍방향으로 일치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을 유영록시장이 느끼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시민의 주인’이라는 시정철학은 ‘시민을 감동시킨다’는 행동철학이 뒤따라야 한다. 감동은 사랑을 낳고 사랑은 이해를 동반한다.
유영록시장이 다양한 시민들을 감동시킨다면 시민들은 굳이 ‘주인’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할지라도 시정에 참여하고 격려할 것이다.

온통 가시밭길로 펼쳐진 향후 4년은 ‘시민이 주인이다’는 형식에서 벗어나 한 가지 정책에도 시민을 감동시켜야 하는 것이 유영록시장이 해야 할 일이다.

<곽종규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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