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우리는 이 말을 하루세끼 밥 먹듯 하지만 진정 자신이 사랑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사람은 드믄 것 같다. 드라마, 영화, 아니 모든 인생사가 사랑으로 얼룩져 있어 사랑 스토리 빼고는 할 얘기가 없다 해도 과언은 아닌데 그러다보니 사랑 본래의 고귀하고 숭고한 순수함은 빠져 버리고 너무 흔해서 말하면 격이 떨어지는 ‘단어’로 변한 것 같다.
좋아하기에 자기감정에 빠지지 않는 진정한 사랑을 한다는 것은 예술가가 예술혼을 꽃피우는 능력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그러므로 사랑은 갈고 닦고 노력하지 않으면 지속되기 힘든 것은 물론 아름답게 시작된 관계에서 서로의 시련과 상처만 남게 된다.
지금은 장가를 간 아들애가 중1때니 오래전 이야기다. 그 애가 예쁜 강아지를 얻어왔는데 어찌나 애지중지하는지 다른 식구는 만지지도 못하게 했다. 그러다보니 강아지 오물 치우는 담당만 하게 된 할머니가 강아지를 귀찮아하고 손주가 없을 때는 혼줄을 내기도 했는데 그 상황이 길어지면 할머니와 손주사이에 문제가 생길듯했다. 내가 애를 불렀다.
“의식아, 너 강아지하고 있는 시간이 하루에 몇 시간되니?” 아이는 따져보더니 두 시간쯤이라고 말했다. “그럼 강아지는 하루에 할머니와 있는 시간이 스물 두 시간이네. 그런데 강아지가 할머니를 싫어하니까 그 많은 시간 참으로 슬프고 외롭겠다. 네가 정말 강아지를 사랑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잘 생각해봐.”
이후 아이는 그 두 시간동안 할머니와 강아지가 친해지도록 노력했고 마침내 할머니를 비롯해 가족 모두가 강아지와 친해져 참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아들애는 그 일로 ‘사랑이란 상대방이 상대방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아량이며, 아프더라도 떼어놓을 줄 아는 절제라는 걸 터득했을 것이다.
지상에 많은 엄마들은 자식을 사랑하기에 자식에게 상처를 준다. 아마도 수많은 연인들도 그럴 것이다. 상대방이 반기를 들고 배신에까지 이르면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데.....”하며 가슴을 치고 울부짖는다. 그 가슴앓이가 급기야는 병이 되어 행복하고 싶은 자기인생까지 망쳐버리게 된다.
진정 사랑에 이르는 길은 힘겨운 기시밭길이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나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 감정에 흠뻑 빠져 상대를 고단하게 하고 있지는 않는지, 적절한 보상은 해주고 있는지, 미래를 제시하며 앞으로 전진하게 하는 좋은 이웃인지” 가늠해 보아야한다. 그런 자성이 있을 때 우리는 그나마 <사랑>이라는 말을 할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최의선 편집위원
김포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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