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동년배 가출청소년을 감금한 채 원조교제등 60여차례 성매매를 강요하며 도망갈 것에 대비, 폭행과 알몸동영상까지 찍었던 사건은 피해자가 김포학생이라는 것에 충격이 더했다.

반면 뉴스가 주는 충격은 아이들이 당한 피해에 대해 어떠한 목소리나 논의없이 침묵하는 김포사회에 흡수되어 사라지고 말았다.

평소 청소년과 여성문제에 대해 관심을 높이던 행정과 단체는 ‘어느 가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위험’ 을 나 또는 김포사회와는 무관한 일로 여기는 듯하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당시 수사를 맡은 김포경찰서는 이들이 인터넷 메신저 '버디 버디'를 통해 가출 여성 청소년들을 모집해 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버디 버디는 초등학생들의 대표적인 메신저 프로그램이며 청소년이 있는 집이면 대부분 컴퓨터에 존재한다.

글을 읽는 독자들 또한 어린 자녀들이 버디 버디를 통해 친구들과 메신저를 하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았을 것이다.

문제는 버디버디가 순수한 메신저 기능에서 나아가 일부 네티즌들이 채팅을 통한 만남, 포르노물 촬영 및 유포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국내 성인포르노물의 일정 정도가 버디 버디에서 청소년들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만들어지고 유포되고 있는 점은 ‘우리 집’ 일이 아니라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조건만남, 원조교제, 성인들도 쉽지않은 사디스트나 메조히스트를 흉내내는 일까지 스스럼없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 인터넷이 앞에 있다면 버디버디와 위에 열거한 각종 낱말 함께 입력해 검색해보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도 있다.

여자 초등학생 아이디(ID)로 버디버디 메신저에 접속하면 ‘오빠랑 ㅈㄱ(조건 만남)할래?’ ‘야동 같이 보고 싶은 사람’ 등의 쪽지가 1분에 수십 개씩 날아드는 현실은 이미 일반화된 모습이다.
어른들이 무관심한 사이 우리사회는 초등학생들에게 이러한 폭력을 날마다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김포사회 만이라도 이번 ‘알몸동영상’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과 실제적인 관심이 있어야 한다.

의미없는 청소년대책회의 보다 예산일부를 유해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각 가정에 배포하는 것이 더 절실하고 유효하다.

제대로 만들어진다면 전국의 밴치마킹과 프로그램 판매로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인터넷 독신만남을 통해 범행을 저지른 것은 온라인의 위험성을 말해주는 것으로 우리사회 청소년, 특히 초등학생들까지 고스란히 그 온라인에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본지 발행인>

곽종규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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