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두루미 보전위한 5만평확보 운동

사단법인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윤순영.55)가 사라져가는 한강하구(홍도평) 재두루미 보전을 위해 16만㎡(5만 평)확보 운동과 함께 서명을 받고 있다.

16만㎡ 확보운동은 지난 12일부터 9일간 김포시민회관에서 가진 윤순영이사장의 ‘2000㎞ 여정 한강하구 재두루미, 17년의 기록’ 사진전을 겸해 본격 전개됐다.

이에앞서 윤순영이사장은 지난해 10월 창원에서 개최된 제10차 람사르 총회에 초청되어 특별사진전을 통해 △재두루미의 모성본능 △가족애 △취식지에서의 특이한 행동 △그들만이 운영하는 목욕탕 △경계 태세 △구애활동 △이·착륙 모습 등 다양한 생활양식을 공개했다.

세계 165개국에서 참여한 환경관계자들은 이를 통해 한강 하구 습지의 우수성과 생태적 가치, 그리고 김포지역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다.

사람의 접근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아 가까이에서 볼 수 없었던 재두루미를 17년간 촬영을 통해 우리 앞에 옮겨놓았고 그들의 아름답고 경이로운 자태가 바로 눈앞에서 펼쳐졌다.

한강하구를 중심으로 그가 찍은 80여편의 사진은 전 세계에 공개되면서 환경과 보존, 자연과 인간에 대한 고민을 사실적으로 보여준 작품으로 찬사를 받기도 했다.


수익금 재두루미 보전에 기부
김포한강신도시 운양동 일대 60만㎡(18만평)가 ‘새들을 위한 땅’으로 조성되고 있다.

공공택지지구내 이만한 규모의 땅이 환경, 특히 조류를 위한 땅으로 조성되기는 쉽지 않다. 한강변 농지였던 이곳은 2012년 야생조류생태공원이 되어 한강신도시와 함께 돌아온다.

한강신도시내 60만㎡가 야생조류생태공원으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은 윤순영이사장의 노력도 적지 않았다. 이곳에 대한 건교부의 환경영향평가 가운데 조류조사가 엉터리인 점을 지적하면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보여준 실예로 평가할 수 있다.

윤순영이사장은 60만㎡ 야생조류생태공원이 세계최고의 야생조류공원으로 가꿔지는 것이 꿈이다. 그리고 조류공원과는 별도로 아파트 숲에 포위돼 점점 줄어드는 홍도평야를 재두루미들의 보금자리로 계속 지키고 싶단다.

“재두루미를 보러 매년 60만 명이 방문하는 일본 소도시 이즈미처럼 홍도평야를 재두루미 명소로 만들고자 합니다. 16만㎡(5만 평)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것이 재두루미 보전위한 5만평확보 운동으로 이어졌고 사진전을 통해 얻어진 수익금 전액을 '재두루미 땅 한 평 만들기 운동'에 기부할 예정이다.


재두루미에 보낸 17년 사랑
윤순영 이사장이 람사르총회 특별사진전에 이어 이번 달 보여준 '2천㎞의 여정 한강하구 재두루미, 17년의 기록' 은 재두루미에 대한 17년의 기록이자 그의 여정임을 알 수 있다.

특히 '2천㎞의 여정'이 재두루미가 10월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날아와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3월 돌아가는 거리를 표현한 것으로 사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술적 의미까지 담고 있다.

윤 이사장은 이렇게 들판을 지키며 필름에 고스란히 담은 재두루미의 생태 기록을 토대로 논문을 작성, 지난해 한국조류학회지에 발표했다. 그리고 천연기념물 보호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도 받았다.

2002년과 2003년 윤순영이사장은 KBS와 함께 동아시아 최초로 재두루미 이동경로를 추적하며 탐사했다. 1년동안 러시아, 한국, 일본을 오가며 그들의 이동경로를 밝힌 작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시도였으며 그동안 재두루미에 대한 그의 연구결과가 반영된 흔적이다.


잃은 것과 얻은 것
윤순영이사장은 92년 김포시 북변동 홍도평야에서 천연기념물 203호인 재두루미 7마리를 발견하면서 17년간 모이주기와 모니터링, 사진기록, 밀렵감시 보호 등의 현장 활동을 시작했다. 그 결과 아파트 숲이 마주한 홍도평야를 찾는 재두루미의 개체수는 현재 120여 마리로 늘어났다.

재두루미 개체수는 늘어났지만 개인비용을 들여 활동했던 관계로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300평짜리 2층 양옥집을 날렸다. 지금은 보증금 500만원에 30만원짜리 월세를 살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도 재두루미만 따라다니는 그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재두루미에 미친 사나이’로 통한다.

7마리의 재두루미가 한강하구를 찾아드는 겨울철새를 비롯한 야생조류의 보호와 환경파괴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까지 그의 여정은 미치지 않고서는 가능하지도 않았다.

윤씨는 “하루하루 다르게 파괴되고 있는 홍도평의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마음으로 사진전을 준비하게 됐다”며 “사진에 담긴 재두루미의 힘겨운 삶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순영 사진전 연장: 김포시민회관에서 전시중인 ‘2000㎞ 여정 한강하구 재두루미, 17년의 기록’이 오는 31일까지 연장 전시됩니다.

곽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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