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있다’는 속담이 있다. 맞다. 우선 보기가 좋으면 한 번 더 보게 되고 없는 맛도 다소 숨길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보기만 좋게 하고 맛은 소홀히 한다면 손해를 톡톡히 봐야 한다는 것도 이 격언이 들려주는 교훈이다.

표어문화에 기대어 살아온 우리나라 행정은 몇 마디 구호로 시민들의 눈을 마취시키고자 했으며 국민들은 보기 좋은 떡에 설득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민도(民度)가 성숙해진 지금은 주관적인 표어가 아닌 행정행위가 ‘떡의 보기 좋음’으로 자리를 바꿨다.

민선4기 들어와 강경구시장은 희망의 도시.도약하는 김포를 목표로 아름다운 김포, 신경제새마을운동, 김포사랑운동 등 3가지 핵심정책을 부르짖었다. 특히 강경구시장은 이를 통해 행정대상 등 올 들어 굵직한 상들을 수상하기도 했다.

2년 만에 신경제새마을운동을 통해 1천억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발표도 있었다. 하나의 정책이 2년 만에 1천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면 대단한 결과다. 반면 이 같은 내용이 발표를 위해 포장되고 만들어진 수치가 아니기를 바랄뿐이다.

선출직 공직자가 가장 우선해야 하는 부분은 자랑보다 정직이다. 자랑은 표를 떨어뜨리지만 정직은 표를 늘린다. 민도가 그만큼 성숙했다는 뜻이다.

최근 김포시청이 발행하는 ‘김포마루’가 2년에 걸쳐 일산과 파주업체, 특히 디자인 전문 업체로 선정됐다. 김포마루는 행정행위와 과정을 다루는 매체다. 김포시행정을 시민에게, 시민이 바라는 행정요구를 공직사회에 소통시키는 매체다. 단지 보도자료만 의미 없이 옮기는 매체가 아니다.

강경구시장이 ‘신경제새마을 운동’을 이어온 지난 2년간 김포사회 지역 언론이 있음에도 지역사정에 정통하지 않은 타 지역, 그것도 디자인업체가 입찰에서 줄줄이 결정된 것은 언론행위를 운운하지 않더라도 모순이다.

물론 디자인과 회사규모 면에선 앞섰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보도기능 보다 앞설 수는 없다. 10여명의 심사위원이 포장(디자인)만을 위해 동원된 것이 아니었다면 김포시는 심사과정을 공개하고 이를 납득시킬 의무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김포시는 알맹이 없는 김포마루를 그저 화려하게 포장하기 위해 6개월 동안 8천여만원의 예산을 쓰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이쯤 되면 보기 좋은 떡이 아니라 맛도 보기 싫은 떡이다.
<본지 발행인>

곽종규 칼럼  -

<저작권자 © 김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