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와 손해 없이 친절할 수 없다’
정직과 신의를 바탕으로 친절 브랜드화
연육에서 냉동제품까지 2500여 식자재 취급

현대 기업경영에 있어 내용과 형태는 달라도 서비스는 가장 기본을 이룬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나뉘는 만큼 서비스의 중요성은 기업현장을 떠나 공직사회까지 확대된 것도 오래전 일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만족하는 최적의 서비스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는 경영현장에서 늘 새로운 연구과제가 되고 있다.

고객만족 서비스의 여러 형태 가운데 ‘친절’은 가장 보편적인 덕목인 반면 쉽지 않은 실천력을 강요한다. 하지만 친절만큼 고객을 가까이 다가오게 하는 것도 없다.

스스로 ‘대표사원’ 자처

5년째 ‘친절’을 회사의 브랜드로 식품유통회사를 경영하는 박재극 대표사원. 그의 명함에는 대표이사나 사장이란 직함대신 ‘대표사원’이 버티고 있다.
“먹을거리를 취급하는 일에 있어선 대표도 사원도 모두 한결같아야 합니다. 우리 회사 사원들이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에서 든든함을 느끼며 그런 점에서 저는 언제나 그들과 동등한 사원일 뿐입니다.”

친절을 회사브랜드로 삼은 친절식품의 고객만족서비스는 대표가 사원이 되어 스스로 낮아지면서 시작된다.
“양보 없이 친절할 수 없으며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할 수 있어야 비로소 친절이 가능해 집니다.”

가식 없는 친절은 또한 철저한 정직을 요구한다. 정직이 없는 친절은 사기이며 고객들은 어렵지 않게 이것을 발견한다.

도매상을 비롯 거리노점상을 대상으로 신선도 유지가 특히 생명인 식품을 유통하는 회사가 친절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려운 가운데 성공하는 기법이 새로운 경영방식이 된다. 올곧은 정직을 바탕으로 양보와 손해를 통해 친절을 팔고 있는 친절식품은 어려운 가운데 그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정직과 양심이 값진 이윤이다

93년 창업한 친절식품은 처음 부산어묵을 시작으로 이제는 연육제품에서 냉동제품까지 취급하는 제품만 2500여 가지. 곡류에서부터 장류, 면류, 음료수에 이르기까지 가히 식재료의 천국이다. 특히 이들 제품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친절식품은 24시간 풀가동된다.

친절식품이 신선도만큼 중요하게 내세우는 것이 정직이다. 식재료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유통기한과 원산지 표기. 냉동제품의 박스 하나하나를 들추어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원산지 표기가 없는 제품은 철저히 유통에서 제외시킨다.

적은 이윤보단 정직이라는 양심이 더 값진 이윤임이 박대표가 자신은 물론 사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부분이다.

친절식품의 전체 매출에서 50%를 차지하는 것이 어묵 종류며 거래처의 10%가 거리에 산재한 노점상이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사고도 많이 생기듯 형편도 넉넉지 않다.

불경기를 탓하며 수금을 미루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럴 땐 늘 사람 좋은 웃음으로 형편껏 달라며 사정을 봐주는 것도 모자라 질 좋고 신선한 식재료를 더 열심히 납품해준다고 한다. 겨울철 장사를 끝으로 셈도 치르지 않고 철수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해서 일 년 간 미수로 남는 금액만 1천만원에서 1천5백만원 정도에 이른다.

하지만 1.2년 지나더라도 70% 정도는 반드시 수금을 해준다. 박대표의 친절에 보답하려는 소비자들의 신의다.
김포 관내만 100여개의 음식점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박대표는 어렵지만 약속을 지키는 이들의 ‘친절의지’를 꺾지 않는다.

또한 여름에는 돈가스 한 봉지를 사러오는 소비자를 위해 기꺼이 30여평 되는 냉동고의 문을 열기도 한다. 돈가스 한 봉지에 남는 이윤은 300원 남짓. 그러나 냉동고 문을 한번 열 때 전기료는 대략 500원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친절식품은 소비자 한사람을 위해 냉동고의 문을 열어젖힌다.

소비자 친절에 신의로 보답

박재극 대표는 아침 6시30분이면 창고가 있는 풍무동으로 향한다. 적자와 흑자 관계없이 내 사업체가 있어 적자라도 기쁜 마음으로 출근한단다.

비록 성격상 무뚝뚝한 직원도 있지만 대표사원인 박대표가 우선 모범을 보인다. ‘친절에는 특별한 노하우가 없다’는 생각에서 직접 몸과 행동으로 가르치고 행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부산에서 생산된 어묵의 유통기한은 9일(하절기 6일). 이중 풍무동 창고에 도착하기까지 최소 하루가 소요된다. 최종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은 3일전쯤이다.

소비자가 자신의 창고에서 며칠을 방치하다 유통기한이 지난 점을 들어 반품할 때도 박대표는 넉넉히 받아준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유통기한을 일러주며 일일 사용할 만큼만 주문할 것을 교육하면서 반품되는 경우도 급격히 줄였다.

“업체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대하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친절은 그 낱말만으로도 사람을 기분 좋게 하잖아요. 또 친절이란 낱말은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 지지 않는 마력도 지닌 것 같아요. 식재료 납품사업을 한지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이름 덕을 톡톡히 보고 있으니까요.”

031)986-7351 011)735-6473

곽종규발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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