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의 김포사랑/조한승문화원장

김포문화원 만성적 적자에서 흑자운영구조 만들어
오는 10월 문화원장 퇴임 후 ‘시민화합의 종’ 만든다

지난 8년 전 제7대 김포문화원장에 취임, 올해 10월 임기를 맞이하는 조한승원장. 문화원의 흑자운영 전환, 평생회원제 도입 등이 문화원내부에서 만들어 낸 성과라면 김포외고 설립과 초대교장, 율곡포럼 설립, 각종 장학재단 활성화 등은 장외에서 만들어낸 ‘김포사랑’의 결과다.

평생 교육현장을 지키며‘교육과 교통’의 중요성을 외쳐온 그는 노년을‘김포문화’를 위해 8년을 헌신하고 이제 퇴임 후 새로운 영역의 문화 활동을 꿈꾸고 있다. 지치지 않은 원로의 김포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퇴임하는 무자년 첫날 조한승문화원장을 만났다.

일흔의 노령에도 불구하고 문화원장으로 재직한 지난 8년 동안 늘 아침 7시 무렵이면 김포문화원으로 출근해 문화원의 하루 일과를 비롯 각종 집필활동과 방송준비에 전념했다.

김포시민에게는 친구로서‘사는 것에 대한 생각해야 할 것’을, 정치인에게는 원로로서‘국민과 시민을 사랑해야 할 것’을 때로는 정답게, 때로는 따끔하게 각종 매체를 통해 전하고자 했다.

지난 8년의 결과는 취임당시 1백여명에 불과한 회원 수와 3천여만원에 이르렀던 재정적 부채를 회원 수 5백여명과 30명의 평생회원을 확보함으로서 재정적 자립기반과 흑자경영구조를 만든 것을 평가할 수 있다.

비영리기관인 김포문화원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을 늘렸고 참여를 이뤄냈다. 재정적 안정이 이어진 것은 자연스런 일이기는 하지만 적지 않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비록 열악하긴 하지만 재정적인 안정은 퇴임을 준비하는 그를 다소 홀가분하게 만든다.

반면 후임 문화원장에 대한 기대도 만만찮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지만 문화원에 대한 후원은 아끼지 않겠다는 조원장은“현재 문화원의 각종사업을 더욱 활성화 시키는 한편 새 시대에 맞는 사업을 개발,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를 제공하고 회원수도 1천여명까지 늘려 주기를 기대합니다”라고 희망했다.

고위층 문화의식 부재 안 된다
조원장에게 있어 2007년은 유난히 아쉬움이 많은 해였다. 김포문화예술제와 김포외고사태로 인해 문화와 교육이 퇴보하고 실추된 것이 그 이유다.

2005년까지 김포문화원에서 주관한 금파문화제가 지난해는 김포문화예술제로 이름을 달리하며 3일간 3곳의 장소에서 개최됐다. 개막식과 폐막식은 물론 축제가 펼쳐지고 있는 행사장 곳곳을 찾아 다녔던 조한승원장은 안타깝고 쓸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고 전한다.

“여러 기관에서 애쓴 모습은 역력하나 의욕에 앞선 치밀한 계획과 홍보부족, 정작 자리를 지켜야할 관계자들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세 군데로 분산 개최한 행사는 일관성과 연관성마저 떨어뜨렸다고 생각합니다.”

조원장은 원인으로 사회전반에 걸친 문화의식 부재를 꼽았다. 특히 김포시 문화기금조례의 폐지는 고위층의 문화의식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임에도 불구하고 시민 문화의식 탓으로만 돌리는 사회분위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2000년 취임당시 의회에서 1년에 2억씩 5년 동안 10억의 문화기금을 조성하기로 했지만 첫해 2억원을 끝으로 기금조례는 폐지되고 말았다.

“문화는 그 도시의 얼굴이며 행복한 미래를 위한 최대의 경쟁력입니다. 정치적 민주화도 경제적 선진화도 중요하지만 문화적 도덕화는 그보다 앞서야 합니다.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의식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고위층은 물론 사회전반의 문화의식이 먼저 형성되어야 합니다."

장학기금 조성에 미친 사나이
초대 경기도 민선교육위원을 비롯 42년간 교육현장을 지켜오며 스스로‘교육에 미친 사람’이라 평하는 조한승원장에게 있어 김포외고 사태는 또 하나의 아픔으로 남았다.

“김포외고 사태와 사우초교 문제지 유출사건 등은 교육인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위기가 기회란 말이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교훈으로 김포시만큼은 초.중.고, 나아가 앞으로 유치될 대학까지 수월성교육에 역점을 두어 명품교육 도시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문제의 교육도시에서 명품교육도시로 탈바꿈 할 수 있기를 열망했다.

교육에 대한 조원장의 열망은 그의 장학의지에서도 엿볼 수 있다. 김포외고 초대교장에서 퇴임하고도 1억원을 목표로 조한승장학금을 조성하는가 하면 통진장학회 상임이사로 18억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했다. 또한 강화군 덕신고교 교장을 퇴임하며 덕신장학재단을 만들고 이사장을 맡아 5억3천만원의 장학기금을 만들어 냈다.

퇴임 후 화합의 종⋅율곡포럼 집중
교육과 문화발전이라는 큰 명제 앞에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보여 온 조한승원장은 퇴임 후 시민화합을 위한‘화합의 종’을 구상하고 있다. 통일기원과 김포시민 화합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화합의 종’사업으로 이어졌다.

“칭찬과 화합보다 비난과 비방이 만연한 우리사회를 아우를 수 있는 상징적 의미로‘종’을 생각했습니다. 새해 첫날 영시, 김포시민의 날, 3.1절 및 8.15광복절 같은 기념일에 ‘화합의 종’이 김포 시내를 울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종의 규모나 설치위치, 이름 등을 위해 조만간 추진위원회가 발족할 것도 전했다.

이와 함께‘율곡포럼’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율곡과 조헌의 뜻을 받들기 위해 지난해 설립한 율곡포럼 초대회장이기도 한 조원장은 올해에도 어른들을 위한 율곡 조찬포럼과 학생들을 위해 찾아가는 1일 율곡포럼을 통해 역사의 정통성교육에 매진할 것이라는 단단한 의지를 보였다.

김포가치‘쌍교’에서 나온다
70평생을 교육과 문화 발전을 위해 살아온 조원장은 급변하는 김포사회를 위해 두 가지 조건을 어느 자리에서나 강조한다. 즉‘쌍교’로 명명한 이것은 교육과 교통이다.

“교통이 현재를 살리는 길이라면 교육은 미래를 살리는 길입니다. 우후죽순 아파트만 들어선다고 신도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늘어날 김포인구의 원활한 경제활동은 교통이 가장 핵심입니다. 다음으로 미래를 위해 현재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이 교육입니다”

지난 한해 김포문화원은 전국 최초로 메니페스토운동을 가족에 접목한‘가족 약속 지키기’운동을 점화한 것을 비롯 향토문화대상, 5월 문화행사, 선진문화유적지 탐방 등 굵직한 문화행사 뿐 아니라‘찾아가는 문화행사’와 정기적 문화강좌까지 빠듯한 일정을 치러냈다.

이뿐 아니다. 백발의 조원장은 각 학교 순회강연을 통해 김포3얼과 김포팔경에 대한 집중적 홍보에도 열성을 다했다. 교육과 문화만이 눈부신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신념은 지난 8년간 조한승원장의 에너지가 됐다. 이제 퇴임을 준비하며 ‘장외 김포문화원장’으로 또 한 번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김정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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