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규 칼럼

19일 실시된 17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은 오랜 한국적 정치상황이 빗어낸 민주對 반민주 선거문화를 일대 전환시켰다. 그리고 이 같은 변화는 경우에 따라 이해하기 어려운 관전 포인트를 만들어 냈다.

제16대 대통령선거가 ‘권력이 국민에게로 이동’한 선거였다면 이번 제17대 선거는 국민들의 관심이 ‘민주화’에서 ‘경제’로 옮겨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

‘민주화’가 현대사에서 화두였던 시기, 유권자들은 오랜 세월 그를 위해 저항한 대표적 인사를 국가지도자로 선출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15대 대선을 통해 권력이 권력을 되물림하던 것에서 국민에게로 이동하는 ‘권력이동’을 이뤄냈고 이것을 기반으로 17대 대선은 ‘경제적 위기극복’을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지도자의 도덕성을 가벼이 여기는 국가는 없다. 다만 국민들을 경제적으로 보호하고 ‘풍족한 경제기반’을 조성한 때는 일부 용서되기도 했다. 클린턴정부에 대해 미국시민이 그랬다.

이번 대선을 예측한 수많은 여론조사는 국가지도자의 ‘도덕성’을 국정능력 특히 ‘경제능력’ 다음으로 선택한 이변을 보였다. 어느 여론조사는 ‘국정운영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도덕성이 높은 후보’(40.2%) 보다는 ‘도덕적으로 흠이 있어도 능력이 많은 후보’(54.4%)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14.2% 가량 높게 나타난 바 있다. 이것은 곧바로 선거결과로 나타났다.

이것은 특정후보에 대한 만족도에 앞서 ‘경제적’ 안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의미하는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선거에서도 계속될 것이다. 이전 대통령선거가 후보자 개인에 대한 민주화의 이력이 주요했다면 이제는 ‘국민을 경제적으로 보호하는 능력’이 유권자에게 가장 중요한 사안이 됐다.

표심의 향배가 ‘영웅적 개인’에서 ‘경제적 능력’으로 바뀌었으며 따라서 당선되더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빠른 속도로 등을 돌리는 유권자들을 맞이해야 한다. 재직시절 탄핵열풍을 맞이한 노무현대통령이 그 첫 번째 사례다.

선서를 통해 권력을 스스로에게 이동시킨 국민들은 참여정부가 진행되는 동안 ‘경제생활’에서 위기를 느끼면서 빠르게 등을 돌렸으며 ‘경제적 능력’이 ‘도덕성’을 뛰어넘어 국가지도자의 최고덕목으로 만들기까지 했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정치전문가인 후보자, 또한 각 정당에 앞서 국민들이 더 빨리 유도한다.
국민이 무서운 것은 이 때문이다. 당선이 확정된 이명박후보 또한 이것을 가장 두려워해야 한다.
<본지 발행인>

곽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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