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가 토지보상을 시작한 다음날인 지난 18일 풍무역세권 수용반대위원회가 주민대표 선출을 위한 회의를 김포시민회관에서 가졌다 .

경기도, 실시계획승인 “정확한 일정 밝힐 수 없어”

보상 협의 관련, 토지주 ‘주민 대표성’ 두고 논란

“17일부터 토지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힌 ㈜풍무역세권개발과 달리 다음날 수용반대위원회(이하 반대위)가 주민대표 선출을 위한 모임을 개최하면서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협의동의율을 놓고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반대위는 지난 18일 김포시민회관에서 주민대표 선출을 위한 모임을 갖고 ‘반대위원장 기00’과 ‘대책위원장 송00’을 투표한 결과 “현장에서 130명, 우편으로 20명 등 150명이 기00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반대위는 이에 앞서 4백여명의 토지주를 대상으로 우편을 통해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 토지주 총회’를 공지하고 “보상 절차상 주민대표자의 선정이 필요한 반면 ‘대책위(委)와 반대위(委)’로 나누어져 대표성에 이견이 있어 투표를 통해 적법하게 선정하고자 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주민대책위 송 모 위원장은 20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사전협의와 참관인도 없는 투표는 성립될 수도 없고 또 동의할 수도 없다”고 밝히며 이를 주도한 반대위에 불만을 표시했다.

풍무역세권개발과 관련 토지주 사이에 대립과 함께 협의율 또한 큰 이견을 보이며 갈등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풍무역세권개발지구내 토지주는 시행사 추산 413명으로 반대위는 “이미 43.8%에 해당하는 181명의 토지주가 반대에 서명했다“고 구체적인 인원을 밝힌 반면 대책위는 “탄원서를 제출할 당시 180여 명이 참여했으며 감정평가사 선정할 때도 66% 동의서를 받았다”며 “2017년 9월 주민총회 당시 동의한 토지주는 시간이 지나 기억나지 않으며 현재는 20명의 상임위원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일 시청앞에서 토지수용을 반대하며 시위에 나선 풍무역세권지구내 토지주들

공사, 협의율 보도 사업자 측에 정정요구

협의율에 대한 이견은 최근 반대위와 사업자 측과도 있었으며 이에 대해 김포도시관리공사는 사업자 측에 정정을 요구한 일도 발생했다.

지난 10월 말 마감한 ㈜풍무역세권 1차 협의율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협의 매수율 50% 이상’이라 보도한 것과 관련 김포도시공사가 사업자 측에 정정 보도를 요구했으나 ㈜풍무역세권개발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반대위는 “‘1차 협의 매수율 50% 넘어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는 보도에 대해 김포도시공사 측에 정보공개를 청구한데 대해 공사 측은 ‘해당 보도 가운데 일부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내용에 대해 사업시행자에게 기사 정정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취재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김포도시관리공사 담당자는 “국·공유지 10%가 포함된 것으로 사유지 50%로 오해할 수 있어 정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반대위에 따르면 “조합원 413명 가운데 180여 명이 반대의사를 서류로 제출했으며 이는 사유지의 43.8%에 해당한다”며 “자체조사 결과 15~20%가 찬성하는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20~30%)는 관망하며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사업자 측의 50% 이상 협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풍무역세권개발 측은 “전체 면적의 8~9%가 국·공유지며 53% 협의 완료를 일부 언론에서 취득이라 보도한 것으로 협의와 취득은 다르다”며 “언론에 정정 보도를 요구할 사안이 아니어서 요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협의중인 시점이어서 정확한 협의율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정을 요구할 사항이 아니다”고 분명한 선을 긋고 “국공유지 9%를 포함, 50%가 넘었지만 이를 제외한 사유지만 해도 50%를 넘었다”며 주민대책위가 감정평가사 선정 당시 63% 동의서를 받은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편 반대위는 “전체 토지주 50% 이상이 동의하고 동의한 토지주 ⅔(66.6%)가 참여하면 총회를 개최할 수 있다”며 토지주 추가확보를 시사했다. 반대위 관계자는 “413명 토지주 가운데 50% 이상이면 210명의 토지주에 해당되며 이미 181명의 토지주가 반대에 동의한 상태로 29명의 토지주만 확보되면 총회가 기능하다”며 총회개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풍무역세권 수용반대위는 중앙토지수용위원화가 조건부로 승인할 당시  '75%이상 협의취득'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가 사업자측 감평사도 추천

지난달 선정된 감정평가사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17일 토지보상 시작과 내년 착공 일정’을 밝힌 ㈜풍무역세권개발은 최근 모 언론을 통해 토지 및 손실보상을 위해 11월 19일 △주민(중앙평가법인)과 △사업자(삼창감정평가법인) △경기도(대화감정평가법인)가 각각 선임한 감정평가법인의 평균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협의가 진행된다“고 했다.

그러나 대책위원회에서 10월 27일 주민측 중앙감정평가법인을 선정한데 이어 11월 6일 사업자 측 삼창감정평가법인을 선정했다고 ㈜풍무역세권개발 대표이사에게 추천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놓고 반대위 관계자는 “대책위가 사업자 측의 감평사를 추천한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대책위와 사업자가 유착되어 있는 반증이다”고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반면 대책위 관계자는 “우리가 중앙평가법인을 먼저 추천한 이후 사업자가 삼창감정평가법인을 선임했다”며 “이후 대책위에서 사업자 측에 ‘한 곳만 뽑지 말고 2~3개 가운데 정하라’고 요구했고 사업자가 ‘삼창 등 2개 업체 가운데 한 곳을 대책위에서 정해달라’고 해서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반대위의 주장에 대해 “이것은 토지주의 이익을 위한 사업자의 배려이며 지금까지 대책위가 사업자측에 요구한 노력의 결과다”다고 반발했다.

이와 함께 반대위는 “대책위 몇 명이 경기도청 담당 부서를 찾아가 풍무역세권개발 실시계획승인을 빨리해 줄 것을 요구한 사실이 있다”며 “대책위가 사업자를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청 담당자는 20일 “도시계획자문은 끝났으며 실시계획은 아직 검토단계에 있다”며 “정확한 승인 일정은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또 대책위 관계자가 경기도청을 방문한 것에 대해서는 “민감한 사항이며 개인정보 차원에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대책위 관계자는 “지난달 무렵 대책위 소속 여섯 명이 경기도청을 찾아 책임자에게 ‘실시계획승인에 하자가 있냐’고 물었고 ‘하자가 없다’는 답변을 듣고 ‘그렇다면 빨리 내달라’고 요구했다”면서 “연말이고 세금 문제도 있어 토지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조기에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반대위 관계자는 “‘양도세 문제로 올해 안에 실시계획승인을 받기로 했다’고 주장하지만 세율인상 안은 폐지됐다”며 “재산세는 내년 6월 1일 기준이므로 협의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거짓 해명이다”고 반박했다.

주민대책위가 주민측 감정평가사 선정에 이어 사업자 측 감정평가사 또한 추천해 논란을 빚고 있다.

반대위 대화 요구…사업자 ‘거부’ 입장

한편 반대위는 ‘사업자 측이 보상문제 등과 관련 대책위와만 협의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제기되고 있다.

반대위 측은 “개발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보상가의 현실화와 적정한 보상 협의를 원한다”며 “풍무역세권은 분양가상한제도 적용받지 않아 토지주의 피해가 사업자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구조다”는 입장과 함께 토지보상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달리 사업자 측은 “사업추진을 방해하는 반대위와 달리 우리는 정식으로 주민을 대변할 수 있는 기구가 있다”며 “대책위와 이주택지와 간접보상 등을 협의중이며 이주대책비로 1억여원 이상을 협의중인데 보상협의회에서 결정하게 된다”고 했다.

또 재작년 10월 무렵 14명으로 구성된 보상협의회는 “당연직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주민 6명 △시행자측 2명 △도시공사 1명 △도시국장 △회계사 △감평사 △변호사 등으로 구성했다”며 “충분한 보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대위 측은 “사업자는 대책위 6명을 주민대표로 지정한 보상협의회의 내용을 전혀 알려주지 않으며 특히 주민추천 감정평가사 동의서 64%의 진위 여부를 밝히지 못하는 시행사의 일방적인 주장이다”며 자료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반대위측은 "전체 토지주의 43.8%에 해당하는 181명이 반대입장에 서명했다"고 밝히며 주민총회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곽종규 기자  gyoo49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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