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제213회 임시회에서 진행됐던 유영숙 의원의 정하영 시장을 상대로 한 시장질문은 제214회 정례회를 통해 시즌 2로 전개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시 정책자문관 관련 의혹을 둘러싸고 고성이 오가는 소란이 벌어졌는가 하면 정 시장이 의사진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답변 거부 입장을 드러내며 법적 대응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유 의원, 명예훼손 형사고소와 손배 300만원 민사소송 당해

10일 열린 2차 본회의에서 유 의원은 작심하고 나온 듯 “이장춘 정책자문관으로부터 지난 10월 28일 명예훼손 형사고소와 민사소송 손해배상금 300만원을 청구하는 소장을 받았다”며 “시정질문은 시의회 의원이 시정에 대해 시정 관계자에게 설명을 요구하고 그 의견을 묻는 일이다. 의혹이 있음에도 묻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시민의 지탄을 받아 마땅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유 의원은 PPT 자료 화면을 띄우고 전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내용은 “제가 김포시 정책자문관 면접이 있어요. 갑자기 잡힌 거예요. 면접 일정을 정확히 알면 말씀 좀 드릴게요. 어제 공고가 났고 오늘까지 서류를 내라고 해서 지금 막 내는데.. 어젯밤에 시장님이 전화가 와서 어서 빨리 내라고.” 이다.

유 의원은 “2019년 3월 30일 인천 A조합에서 김포시에 관한 제보가 있다해서 동료의원과 함께 인천 연수구에 갔다. 제보는 인천 A조합에서 토지개발 사업 관련 컨설팅 업무를 가지고 있는 B에 대한 제보로 B가 한 얘기다”라며 “이분이 누군지 알겠나”고 물었다.

정 시장은 정책자문관이라고 답했고 유 의원은 “2018년 7월 23일 이장춘님께 서류 빨리 내라고 말한 사실이 있냐”고 다시 물었다.

정 시장은 “기억이 없다”면서 “비서실을 구성할 때 인거 같은데 비서실장과 각 자문관들은 4년 동안 시정을 함께 고민하고 자문해야 되는 인력들로 시장과 코드가 맞거나 시정 업무를 전문적으로 서포트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채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유 의원은 정책자문관 채용을 약속하고 공고를 통한 행정절차 이전에 B씨가 이미 내정이 돼 있었던 게 아니냐는 취지로 질문했다.

정 시장은 “자문관이 A조합장한테 저렇게 얘기했다면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전에도 이장춘 자문관하고 알고 지내던 사이였기 때문에 했을 수 있다. 오래 사귄 건 아니지만 정책자문관 임명과 관련해 여러 경로를 통해 도시개발 사업들을 옆에서 자문해 줄 사람들이 있는지 많이 알아봤다”고 답변했다.

유 의원은 “서류를 빨리 내라고 독촉한 사실이 있다면 일반인들이 봤을 때는 이장춘님 입장에서는 채용에 대한 확신이 있었을 것이다. 이게 조합 임원한테 얘기한 것이고 또 실제 합격이 됐다”고 했다.

인하대 메디컬센터, 스타필드 MOU 단계 "확정 아니다"

정책자문을 받아서 만들어낸 구체적 성과에 대해 정 시장은 “김포공원묘지와 관련된 묘지 정리하는 부분들, 인하대학교 메디컬센터 유치하는 것, 걸포4지구 스타필드 MOU체결 등 지역의 주요 사업들에 대해 엄청난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이 “인하대 메디컬센터와 대규모 쇼핑몰 유치가 확정적”이냐고 물었고 정 시장은 “확정이라고 말한 적 없다”고 했다.

정 시장 “한 번도 자문관이 자문 범위를 넘어 결정하거나 권한을 발휘한 적 없다”

이어 유 의원은 “정책자문관은 시간 선택 임기제 가급은 5급에 준하는 급여를 받고 있다"면서 “집행부로부터 자문관의 4년 동안 구체적인 성과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더니 공문이 왔다”면서  "내용은 ▶2035년 도시기본계획 수립 자문과 각종 도시개발사업 업무 자문 ▶북변4구역 재정비사업 분쟁 자문 ▶북변5구역 재정비사업 분쟁 자문 ▶양곡지구 주거환경 개선사업 추진에 따른 자문 ▶풍무 역세권 개발 사업에 대한 자문 등 국가 공무 및 제안 사업에 대한 자문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시장은 “자문관이니까요”라고 응수했다.

유 의원이 “항간에는 성남시 유동규처럼 김포시 모든 개발 사업 책임자가 이장춘 자문관이라는 말이 있다”고 했다.

그러자 정 시장은 “의원님 그렇게 몰고 가시면 곤란하다”며 “아직까지 인생 살면서 자문관한테 지시받고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고 이장춘 자문관이 사업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건 그걸 절대로 용납할 수 없고 한 번도 이장춘 자문관이 자문 범위를 넘어 결정하거나 권한을 발휘한 적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223만평 신도시 확장 개발사업 자문관이 책임자?

유 의원은 “시장님은 취임부터 지금까지 일관적으로 이장춘 자문관은 자문 역할만 할 뿐 결정권자는 시장이며 모든 책임은 시장이 진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면 항간에 나도는 이재명은 유동규한테 다 미루는데, 정 시장님은 본인이 다 결정했다고 하니 오히려 솔직해서 다행이다. 만약 각종 사업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모두 시장님의 설계라고 이해하겠다“고 했고 정 시장은 ”당연하죠“라고 맞받았다.

유 의원은 앞서 공개했던 인천 A조합 관련 2018년 7월 24일 녹취록과 같은 날이라며 또 다른 내용도 공개했다.

내용은 “제가 만약에 못하게 되더라도 며칠 전에 주택공사 인천도시 책임자를 만났어요. 제가 그 사람을 위해서 결제해주는 사람입니다. 223만평짜리를 개발하고 싶은데 제가 거기 책임자거든요. 도시 개발을 운영하려고 하는데 내가 거기 책임자거든요.” 

유 의원 “223만평은 어디인지 아시겠냐”고 물었고 정 시장은 “223만 평이면 신도시 확장하는 것 같은데요”라고 답했다.

유 의원은 “시장께서 2018년 6월 24일 경기일보 당선인 인터뷰에서도 ‘한강신도시 계획에서 제척된 223만평에 대한 개발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로부터 정확히 한 달 뒤 이장춘 자문관은 인천 A조합 임원에게 김포시 223만평에 대한 개발 계획을 언급하며 본인 스스로 책임자라고 한다. 이장춘 자문관이 김포시 223만평 도시개발 사업의 책임자냐”고 물었다.

정 시장은 “2018년도 7월 24일이면 구체적으로 223만평 신도시 확장 계획이 나오지 않았을 때이고 얘기도 없었을 때”라고 다소 목소리를 높이자 유 의원은 “네 맞아요”라고 작은 목소리로 답하기도 했다.

정 시장은 “2018년도 7월 24일은 취임 후 23일이 경과한 때”라며 “무슨 223만평 얘기가 나오며 처음 공직생활을 해보는 이장춘씨가 결제를 해주는 사람이라고 얘기하는 것들이 가능하냐”고 반박했다.

유 의원도 “가능하지 않다. 시장님 말씀이 맞다”며 당초 주장과 달리 수긍 의견을 냈다.

그러자 정 시장은 “그냥 하고 싶은 얘기 그냥 다 하세요. 이런 거 가지고 시장을 앞에 세워놓고 할 얘기는 아니지 않냐”며 “인천 소재 A조합장과 이장춘 자문관이 나눈 저 내용에 증거가 있으면 바로 제시하고, 이장춘에 책임을 묻든가, 왜 빙빙 돌려서 얘기하냐”고 언성을 높였다.

유 의원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필요하면 제출하겠다”면서 “저 멘트의 기준일이 2018년 7월 24일이다. 제4회 김포시 임기제 공무원 채용 모집 공고가 2018년 7월 23일에 나왔다. 이날은 이장춘 지원자가 김포시청에 이력서를 내기 위해서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은 날이다. 이장춘 채용에 대해서 지금 시장님이 기분 나빠하고 저런 일이 있을 수 있겠냐라고 하는데...“라고 말을 이어가자,

정 시장은 “기분 나쁜 게 아니고 저런 자료 가지고 이 중요한 시기에 시장을 불러놓고 질문을 하는 것이 맞냐는 거다”고 되물었고 유 의원은 “제보를 받았으니까”라고 답했다.

그러자 정 시장은 “의원님을 명예훼손죄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까. 의원님도 이장춘을 상대로 해서 하든지 그렇게 하세요. 그럼 간단한 거 아닙니까”라며 “이장춘 자문관에 대해서 4년 내내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 경력에 문제 있습니까? 능력에 문제 있습니까? 시장이 자문을 받기 위해서 채용한 직원들에 대한 경력과 능력을 시장이 인정을 하고 그 자문 역할을 하게 하면 되는 것”이라고 거세게 쏘아 붙였다.

이렇게 옥신각신 두 사람은 본인이 223만평의 책임자라고 했던 인물이 정책자문관이 됐다고 따져 묻고 신빙성 없는 자료는 인정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증거를 갖고 질문해 달라고 쳇바퀴 도는 공방을 벌였다.

‘정회’ 요청 고성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 연출

그러자 김인수 부의장이 정회를 요청하며 “시민을 대신해서 의원이 지금 질문하고 있는데 훈계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정 시장은 “뭐가 잘못됐냐”며 “신성한 자리에서 시민들의 의혹에 답변하는데..”라고 받아치며 분위기는 험악해 졌다.

신명순 의장이 나서 수차례 “조용히 하세요”를 외치며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신 의장은 “지금 질의 내용들이 시정 질문에 연속성이 있고 답변을 들어야 다음 얘기가 진행이 되는 거냐”라고 물었고 유 의원은 “그렇다”고 답해 질의는 이어졌다.

먼저 정 시장이 “2018년 7월 24일자 A조합장과 의원님이 지목하는 이장춘 자문관의 대화 내용 일부가 녹취 됐다는 얘기인데 그거를 까놓고 대화를 이어가자”며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겁니까. 아니면 특정 의원님들이 궁금해 하는 겁니까”라고 되물었다.

유 의원이 “질문은 제가 하는 것”이라며 “제213회의 시정 질문은 인사 검증 시스템에 체계를 잘 갖춰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그것으로 인해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니 내가 이렇게 의심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라고 설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얘기를 2019년 3월 30일날 듣고 이거는 문제가 심각하다. 신뢰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명예훼손이 됐으니 신뢰 문제에 대해서 증거를 보여줘야겠다 해서 변호사 자문을 받고 나왔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다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정책자문관 경력·이력 일치하지 않다 vs “오류 없다” 인사팀 보고받아

유 의원은 근무시간 당구레슨 등 언론을 통해 밝혀졌던 정책자문관의 불성실한 근무태도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질의를 이어가자 이번엔 정 시장이 의장을 향해 “이런 시정질문을 계속해야 되는 거냐”며 “의사진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한다”고 끼어들었다.

신 의장은 “뉴스에 보도된 사실이기 때문에 허위 사실은 아니다”라며 “이 자리는 의원들이 시정에 관한 여러 가지 의문 사항들을 질의하는 시간이고, 그에 대해서 시장님은 정확하게 대답을 해줘야 한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 의원은 정책자문관이 근무시간 중 당구레슨 받은 것이 사실로 확인돼 징계를 받은 점, 근무 1년 동안 출퇴근 이력이 없는 점, 이와 관련해 이장춘 자문관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며 시의원 전원을 경찰서에 수사 의뢰한 사실 등 시장의 자문관에 대한 신뢰는 무한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이력서와 경력 증명서가 일치하지 않는 것은 또 있다”며 자료 화면을 공개했다.

유 의원이 “1990년 11월부터 1995년 9월까지 약 5년간 경찰청의 직책은 경장이었으며 담당 업무는 건설 감독이었다..”고 설명을 이어가자 정 시장은 “의장님! 시정 질문 요지에 이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까”라고 또 다시 제동을 걸기도 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정책자문관에 관계된 내용”이라면서 경력증명서 상에 직위와 근무기간 등을 지적하고 “기재 오류인지 이정도면 사문서 위조 급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

정 시장은 “2019년도 1월 29일에 한종우 의원께서 민선 7기 별정직에 대한 직원 채용 인사 근무 자료에 대한 것들을 요구해서 한번 정리했고, 같은 해 3월 7일 행정복지위원회에서 김포시 임기제 공무원의 채용 관련, 지금 말씀하신 부분들에 대한 자료를 요청해서 제공했고, 올해 11월 23일 유영숙 의원의 요구와 또 오늘까지 똑같은 내용의 시정 질의가 이어진다”며 “이력서나 경력 증명서에 오류나 잘못이 없는 것으로 인사팀에서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기재 오류투성인 이력서임에도 불구하고 채용된 이장춘 자문관이 2018년 7월 24일 말했듯이 이미 책임자의 지위를 확정했을 만한 뭔가 있었던 것은 아니냐”며 “지금까지 이와 같은 일련의 제보와 문서들이 이장춘 자문관을 불신하게 된 이유”라고 했다.

유 의원이 정책자문관의 임기가 12월까지 라고 밝히며 재계약 여부를 묻자 정 시장은 “12월 말까지 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건 제가 판단하겠다”고 했다.

유 의원 “성남시에는 유동규가 있고 김포시에는 이장춘이 있다”

유 의원이 “지난 12월 5일 mbc 스트레이트 보도 이후 김포시의 모든 개발 사업들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민선 7기에서 김포테크노밸리, 감정4지구, 한강시네폴리스 등 총 8개 개발 사업에 대한 동의안이 통과돼 김포는 지금 도시개발사업 춘추전국 시대이며 그 모든 도시개발 사업은 보는 바와 같이 이장춘 정책자문관의 자문인지 책임인지 그 지휘 아래 움직이고 있고 본인 스스로 얘기하고 다니고 있다”면서 “이장춘 자문관의 말이 사실이라면 성남시에는 유동규가 있고 김포시에는 이장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시장은 “지금부터 의원님의 질문에 대해서 제가 답변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니고,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의원님이 지금 하시는 모든 발언들에 대해서 제가 어떠한 조치를 해도 양해 부탁드린다”고 답변을 거부하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유 의원은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으며 이렇게 두 사람의 날선 공방은 마무리 됐다.

정은화 기자  flower8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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