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상상바 김포이어 강화로 신나는 예술여행

(사)경기민합창단, 선거유세차량 무대꾸며 비대면 공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진하는 신나는 예술여행은 대국민 문화향유증진사업으로 그동안 8백여 예술단체가 전국의 마을에서 5천여회의 공연을 했다.

2019년 문화예술 상상바(대표 서현석)는 김포하구 열여덟 마을을 찾아가 길의 역사와 숨겨진 마을이야기를 풀어내며 도예체험, (사)경기민요합창단의 신명나는 공연으로 마을어르신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를 통해 큰 호응을 얻은 상상바는 올해 김포를 넘어 강화도로 옮겨가 신나는 예술여행의 공간을 넓혔다.

코로나 19여건에서도 예술여행을 위한 돌파구로 문화예술 상상바가 마련된 ‘코로나 극복을 위한 게릴라 콘서트’는 비대면 공연을 위해 선거유세차를 활용하며 마을여행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반년 넘게 계속되는 코로나로 우울감에 젖어있던 동네 사람들에게 흥겨운 노래와 함께 자기만의 컵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마스크 선물과 함께 방역수칙 들이 담겼다.

첫째 날/10월 21일

강화에서 펼쳐진 작은 마을축제 ‘예술이 토닥토닥, 마을이 모락모락’의 출발은 10월 21일 솔정1리 김종만 노인회장댁 마당에서 2020년 출정식 테이프를 끊었다. 그동안 2천여회가 넘는 공연(봉사공연 포함)을 하며 창단 20주년을 앞둔 (사) 경기민요합창단은 처음 무대로 맞이한 선거유세차량이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코로나로 숨죽이며 사시는 동네 어르신들은 위해 어느 무대 못지않은 기량을 펼쳤다.

흐린 날씨에 시작된 코로나 극복을 위한 게릴라 콘서트는 마을사람들에게는 풍성한 위안을 주었다.

둘째 날/10월 22일

마을여행은 교동도에 들어가는 초입에 있는 하늘정원에서 두 번째 보따리를 풀었다. 한춘화 도예가의 ‘나만의 컵, 흙 이야기’가 정원 한 쪽에서 익어가는 사이 경기민요합창단의 우리가락이 가을걷이하는 농부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지나가는 차가 멈춰서 차창을 열고 손가락 하트를 보내는가 하면 어느 차는 잠시 멈추고 박수를 쳐주기도 했다. 경기민요합창단 또한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며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가을날, 차량들을 향해 진행한 콘서트는 코로나는 잠시 멈추고 농촌의 들녘은 민요 가락에 맞춰 춤추는 듯 했다.

셋째 날/10월 23일

코로나 극복을 위한 콘서트는 매일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셋째 날, 토닥토닥 예술보따리를 내려놓은 곳은 국화리 저수지 옆 넓은 주차장이었다. 주차장 바로 옆, 마을회관 휴게실에서 쉬고 있는 어르신들이 관객이 됐다. 우리 가락이 무르익자 어르신들이 하나, 둘 모여 들자 공연기획자는 자칫 비대면 공연이 무너질 수 있어 긴장했으나 결국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공연은 진행됐으며 공연은 역시 관중이 있어야 신이 난다는 것을 실감했다. 반면 경기민요합창단원들은 열악한 조건에서도 몇 번씩 의상을 갈아입는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는 공연을 이어갔다.

예술여행팀 상상바는 마을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문화공연 팀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매일 유랑극단처럼 짐 보따리를 치고 걷으며 길에서도 쉬지 않는 강행군을 해나갔다.

행복했던 게릴라드라이브 공연

이번 행사를 주최한 문화예술 상상바 서현석 대표는 “김포 대명항을 시작으로 강화 둘레길, 강원도 고성, DMZ평화누리길까지 이어진 이번 예술여행은 특히 코로나로 숨죽이며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기 위해 차량 공연이라는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면서 “포기하지 않고 에술여행을 떠난 것이 회를 거듭할수록 잘한 결정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감염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모든 행사는 철저한 방역속에 야외에서 진행됐다.

(사)경기민요합창단 윤소리 단장은 “이번 공연이 코로나로 지친 마을 분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소망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선거유세차가 다소 불편하지만 옷을 여러 번 갈아입는 것은 영상으로 보시는 분들을 위한 우리들의 정성이지요”라며 대면공연보다 더 힘을 쏟는 이유를 말했다.

넷째 날/10월 25일

네 번째 공연은 10월 25일은 국화리 김혜경 무용가의 너른 안마당에서 펼쳐졌다.

무용가의 집이어서 마당 한 쪽에 마련된 무대로 인해 공연 팀은 그동안 무대로 활용한 차량을 잠시 벗어난 공연을 했다.

김혜경 무용가의 제자들이 나서 ‘마니산 혼무’춤을 추어 민요팀은 오랜만에 옷을 갈아입는 여유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이 날은 주인댁에 있는 가마솥을 이용해 라면을 끓이는 진풍경이 벌어져 오랜만에 뜨거운 국물을 마실 수 있는 호강도 했다.

‘코로나가 뭐길래!’ 함께 식사도 할 수 없는 처지에서 네 번째 공연은 오후 두시부터 시작되었지만 새참으로 나온 라면은 거리두기를 하면서 먹는 행복도 주었다.

(사)경기민요합창단 윤소리 단장

다섯째 날/10월 26일

10월 26일은 창우리 선착장 옆 한가네 맛집 넓은 주차장 마당에서 토닥토닥 공연이 행해졌다. 창우리 선착장 역시 한산한 가운데 갈매기만 태평하게 바닷가 하늘을 유유히 나르고 있었다.

음향 팀은 선착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위해 볼륨을 한껏 높였다.

경기민요합창단에 만든 ‘뱃노래, 손돌네 경사났네’ 민요가 울려 퍼지자 창우리 선착장이 흥겨움에 빠졌다. 이어 선착장 한 켠의 횟집 아주머니가 앞치마를 두른 채 달려오더니 흥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윤소리 단장이 단원들 옷 갈아입는 시간에 보너스로 ‘섬마을 선생님’을 선물하자 여기저기서 목을 길게 빼고 귀를 기울이던 주민들이 무대차량 앞으로 다가와 거리두기 속에서 함께 했다.

여섯째 날/10월 27일

강화군 화도면 해안남로에 있는 스페인 마을의 엘보스께 카페 안마당에 공연차량이 멈추었다. 그곳은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관람객이 많은 임시 공연장으로 이쪽과 저쪽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스페인 마을에 산다는 주민은 의상을 여러 차례 갈아입는 경기민요 합창단을 보면서 “너무 아름답다”며 관중이 적은 것을 미안해하기도 했다.

“저 팀은 보는 사람이 한 명이 없어도 옷을 갈아입어요”라는 말에 “대단하네요”라고 말하면서 유튜브 영상을 촬영했다.

일곱 번째 날/10월 28일…여덟번 째 날/11월 11일

10월 28일 석모도 삼산면 매음리 영림개발 앞마당에서 공연을 가진 이후 휴식기간을 거쳐 11월 11일 강화군 불은면 중앙로 일신가구 안마당에서 다시 공연을 이어갔다.

야외에서 그리고 차량에서 공연하는 특별한 무대를 연출하는 일은 일과의 사투를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매일 강행되는 차량공연은 마치 유랑극단이 짐을 풀고 다시 꾸려야하는 모습을 닮아있다.

상상바 대표는 물론 기획자, 음향, 조명은 누구랄 것 없이 도착하면 쉴 여유도 없이 짐을 풀고 임시 무대를 꾸미느라 정신없고, 공연이 끝나면 부지런히 다시 짐을 꾸려 다음 행선지에 대비해야한다.

경기민요 단원들 중 누군가가 “우리는 유랑극단 단원이 된 것 같아요”라고 하자 모두들 “그렇다”고 무릎을 치면서 큰 소리로 웃기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힘든 일정을 강행하면서도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윤소리 단장은 “이 세상에 즐기는 사람을 따라올 사람은 없답니다”라며 단원들에게 “어떤 경우든 즐기자”는 격려에 단원들이 공감하는 사이 “소리인생 몇 십 년에 내가 차량위에서 사회를 보고 경기민요를 부르게 될 줄 어찌 알았겠누”라고 하자 모두는 박수로 응수했다.

상상바의 예술여행 팀들은 코로나로 많이 힘들고 우울해 있는 마을 주민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행사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공연에 참여한 경기민요합창단과 지역주민들 또한 가장 감동적인 공연이라는데 입을 모으며 내년의 공연을 약속했다.

동행취재/최의선 편집위원 

최의선 편집위원  ces-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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