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호 김포시노인복지회관 관장



김포시 노인복지회관 복지사는 입사과정에서 노인회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의 전원일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모든 자격을 갖추었다 해도 소비자인 노인들이 만족할 수 있어야 직원이 될 수 있는 최후의 관문이다.

이같은 제도는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개관이후 잠자는 날 보다 잠 못자는 날들이 더 많았던 유경호관장이 만들었다.

노인복지회관 관장이라 해서 나이가 꽉찬 행정공무원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대학원을 수료한 사회복지사로 40대 활력 가득한 사나이다. 지난해 사우동에 대지 402평, 건물 1096평의 꽤 근사한 복지회관 간판 주자로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를 주목했다.

첫 돌을 지낸 복지회관은 아이로 치자면 우량아중의 우량아로 자리잡았다. 막중한 업무를 수행하느라 의자에 앉을 틈도 없는 그를 저널 응접실에 잠시 앉혔다.


<늘 어르신을 부모님처럼 공경하며 정성으로 섬기겠습니다>는 정신을 가슴에 담아 유경호관장을 비롯한 30여명의 직원들은 늘 웃으며 눈코 뜰 사이없이 바쁘다. 6월 4일 현재 등록된 회원만 2,808명. 하루 7백명이 넘는 식구가 취미생활을 비롯한 공부, 복지시설을 이용하며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곳이다. 이정도 인원이면 바쁘지 않은 것이 비정상이지만 늘 복지사는 웃고 노인회원들도 웃는다.

노인복지회관 속으로 들어가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1층 경로식당은 하루에 4백여분의 노인회원이 이용하는데 시중에서 5천원도 넘을 알찬 식단이 1천5백원에 제공되고 있다. 2층 여성어르신쉼터, 은빛사랑채, 진료실, 물리치료실, 이미용실, 자원봉사자실, 느티나무쉼터는 편히 쉴 수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펼쳐져 있다. 그에 비해 3층 학교종이 땡땡땡, 장기바둑실, 단체교육실, 컴퓨터, 탁구, 서예, 정보화, 한글, 외국어 교실에서는 웃음소리와 글읽는 소리가 문밖으로 흘러나와 노인들이 있는 곳이라고 믿기 어렵다.

반면 4층 관장실은 대부분 비어 있을 때가 많다. 회관 곳곳을 살피고, 보다 알찬 프로그램을 위해 전문가를 만나고 스스로 연구하는 하루는 유경호관장에게는 그야말로 48시간이기 때문이다.

등록회원 2,808명 하루 7백명 이용
유경호 사회복지사는 정신지체인 재활시설 <록향원>과 (사)한국장애인부모회 송파지부<마라복지센터>의 부원장과 사회복지법인 <믿음복지회>사무국장, 금천단기보호센터원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현재 (사)아시아청소년교정연구원(비상근), 한국발달장애인복지연구소 사무국장을 하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배분사업 평가지원단일, 사회복지법인 백연꽃마을 감사,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사무총장을 겸하고 있다.

도대체 한 사람이 얼마만큼 일을 할 수 있는지 가늠 되지 않아 필자가 물었다. ‘어떻게 그토록 많은 일을 할 수 있느냐’ 이에대해 유경호관장은 “그 모든 일은 하늘이 허락해야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다운 답변을 했다.

오직 ‘섬김과 나눔’의 외길 걸어와
양곡에서 1남4녀의 막둥이로 태어나 양곡중고등학교를 다녔고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양곡교회를 다니며 태어난 그 집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으니 그와 인연이 가장 깊은 단어는 <양곡>이다.

그의 섬김의 정신은 양곡중 시절 BSJC(기독교서클)회원으로 서울 강서에 있는 <천사의 집>에 봉사를 다니면서 싹텄다. 그 섬김은 자연스레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하게했으며 계속해 이웃사랑을 펼치면서 <섬김과 나눔>이 무르익고 커졌고 평생 직업이 되었다. 그가 장애인쪽 봉사를 하게 된 것은 어머니가 장애인인 것도 한몫했다.

어머니는 6.25난리통에 한 눈의 시력을 잃었던 것. 그는 장애봉사를 하면서 어머니처럼 육체적 장애보다 정신적 장애가 더 심각한 것을 깨닫고 자폐아에 관심을 기울여 발달장애청소년을 위한 재활운동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취업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그 한편의 예가 <말아톤>의 주인공 배형진군이다.

노인들이 춤추고 노래할 때까지
유경호 관장은 김포시노인복지회관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지만 힘겨움도 있음도 살짝 내비쳤다. 한기장(한국기독교장로회)소속으로 4년간 위탁관리하는 조건으로 수장을 맡아 자신의 사업인 듯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렇기에 잘못하는 점이 있더라도 애쓴다고 하면 힘이 날텐테, 뭐 틀린게 없나 곱지 않게 보려는 시선도 있고, 혹시라도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지 않나’하는 부정적 견해도 있는 듯해 어떤 때는 외로워 자기까지 한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 한 알의 밀알이 되자”는 소신이 변함이 없기에 복지예술단에 이어 실버악단을 만들어 김포의 모든 어르신들이 노래하고, 웃고 춤추며 행복해하시는 그날까지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최의선 편집위원<작가>

최의선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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