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 속에 시민 36명 공연

“너무 재미있었고 새로운 소망과 버킷리스트도 만들었습니다. 다음에도 시민이 참여 하는 뮤지컬이 있다면 하고 싶어요.”

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관객개발프로그램으로 진행한 ‘콘서트뮤지컬 레미제라블’에 시민합창단으로 참여했던 구동하(10)양의 소감이다.

지난 1일 김포아트홀에서 막이 오른 레미제라블을 통해 36명의 시민들은 아마추어로서 제각기 가진 무대의 꿈을 이뤄냈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사이공’ 등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레미제라블을 콘서트뮤지컬로 만들고자 공개오디션이 발표되자 김포사회는 기대와 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교차했다. 그러나 김포에서 처음 기획된 뮤지컬 시민합창단에 대한 우려는 8월 19일 가진 오디션을 통해 불식시켰다.

오디션 현장은 대기실에서 응모자 스스로 피아노를 치며 연습하는 풍경이 벌어졌으며 각각의 배역의 오디션에 참여한 시민들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 지정된 곡에 최선을 다했고 10명의 시민이 주인공들로 최종 결정됐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에 김태형씨, 자베르경감 역할에 뽑힌 윤현로씨를 비롯 △판틴役 김한나 △코제트役 윤예지 △어린코제트役 백성연 △마리우스役 박정윤 △에포닌役 유진영 △앙졸라役 류진훈 △떼나르디에役 박경수 △떼니르디에 부인役 천미현씨 등 10명의 배역들이 3일~5일에 걸쳐 김포아트홀 5층에서 독창과 역할에 따른 곡을 함께 하며 연습에 집중했다.

또한 18명(男4·女14)의 성인과 8명의 어린이가 시민합창단으로 오디션을 통과했는데 당초 합창단으로 오디션을 본 시민이 있는가 하면 주인공으로 응모했다가 합창단에 포함된 시민도 있었다. 합창단은 전체 7일을 함께 모여 연습에 열중했다.

성악발성의 기본과 뮤지컬의 특성인 감정연기를 담은 연습은 이번 콘서트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예술총감독으로 전체를 지휘한 강희원 김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가 맡았으며 피아노연주는 최현정 성악전문반주자가 함께 했다. 또 김포음악협회 채인희 사무국장이 모든 실무를 맡아 진행했다.

객석 배려한 무대연출 돋보여

한글가사로 번역되어 관객의 이해를 돕는 가운데 뒷 배경스크린에는 2012년 개봉되어 감동을 이끌어냈던 뮤지컬영화 레미제라블 장면이 영상으로 전개되어 객석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본 공연에 앞서 2일에 걸쳐 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단장 기영호 김포음악협회장)와 호흡을 맞춘 시민합창단은 처음 경험하는 순간들로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3개월에 걸친 개인연습과 함께 모여 연습하며 레미제라블에 대한 애정으로 뮤지컬을 완성시켰다.

만석의 시민, 뮤지컬 세계로 빠져들어

김포아트홀 전체 좌석이 매진된 가운데 막을 올린 콘서트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장발장과 자베르, 그리고 죄수들이 함께 출연하는 프롤로그 ‘고개숙여’(Look Down)로 시작됐다. ‘찌는 태양 불구덩이 지옥’에서 차라리 ‘그만 주여 날 죽여주소서’라고 외치는 죄수들의 절망적인 환경에서 장발장과 자베르는 자유와 구속을 서로 외치며 극의 전반을 이끌어갔다.특히 주인공을 맡았던 장발장 김태형씨와 자베르의 윤현로씨가 전체 줄거리를 이끌며 멋진 테너와 바리톤의 음성으로 Who am I, Brimg, Him Home, Star를 독창해 객석을 매료시켰으며 여주인공 판틴 역할을 맡은 김한나씨 또한 풍부한 감성으로 ‘나도 꿈을 꾸었지’(I Dreamed a Day)와 하루가 저물 때(At the End of the Day)를 합창단, 장발장과 함께 노래하는 한편 여관집 주인을 연기한 떼나르디에 부부(박경수·천미현)는 배역에 어울리는 동작과 가창력으로 객석을 뮤지컬의 세계로 빠지게 했다.

또한 마리우스를 짝사랑하여 가슴앓이를 하는 에포닌을 연기한 유진영씨는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나 혼자만의 사랑’(On My Own)을 독창해 객석의 환호를 받았으며 연인 마리우스와 코제트가 노래한 ‘사랑으로 가득 찬 마음’을 통해 클래식의 맛을 느끼게 했다. 내 인생에(In My Life)와 함께 부른 이 자리에는 장발장 김태형씨와 에포닌의 유진영씨가 함께 했다.

시민합창단 가운데 남성 테너(오승배·이주상)와 베이스(곽종규·조민영)가 부른 ‘함성소리 들리는가(The People's Song)'를 앙졸라 류진훈씨가 리더하며 카리스마 있는 강한 혁명가의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게스트 가운데 가장 어린 백성연양(10)이 ‘어린코제트’로 출연해 만석으로 이뤄진 객석을 향해 ‘구름위의 성’(Castle on a Cloud)을 조용한 음성으로 독창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객석의 함성은 전체 출연진이 함께한 ‘내일로’(One Day More)에서 터졌으며 이 곡은 앙코르로 이어졌다.

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춘천시립교향악단 이종진지휘자의 지휘로 이뤄진 콘서트뮤지컬 레미제라블은 김포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사)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주관했으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김포저널이 후원했다.

시민합창단원 소감

강예준(12·합창)=남자출연자 가운데 가장 어렸는데 많이 챙겨주시고 이끌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시민이 참여하는 공연이란 주제가 저에겐 정말 신선하고 대박으로 느껴졌어요.

박정윤(26·마리우스役)=이번 김포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콘서트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은 제게 정말 좋은 경험이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분들과 함께 공연을 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했으며 또 다른 작품이 공모되면 다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김미용(50·합창)=아들과 함께 참여한 ‘레미제라블'은 더욱 설레었고 기쁨과 행복이 두 배가 되는 무대였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아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였습니다.

백성연(9·어린코제트役)=큰 무대에 섰다는 것이 기쁘고 보람찼습니다. 다음에도 꼭 공연하고 싶습니다.”

류진훈(26·앙졸라役)=평상시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런 좋은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았습니다. 오케스트라와의 연주도 처음이어서 너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김포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김정선(40·합창)=‘김포시민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공고에 전공자도 아닌 세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인데 용기를 내어 도전해볼 수 있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도 시간을 내어 연습하고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에 맞춰 공연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작은 용기로 특별한 추억을 선물 받아 감사했습니다.”

정하율(10·합창)=당시 처절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목숨과 바꾼 소중한 자유를 극중 노래와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로 눈시울을 뜨겁게 적시며 큰 감동으로 전해졌던 멋진 무대였습니다.

정예율(7·합창)=레미제라블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제목에 호기심이 생겼어요. 뮤지컬은 또 뭘까? 연습시간이 되어서 참석했는데 흥미진진했어요. 언니들과 각각의 주인공 선생님들. “그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긴 시간들이 즐거웠어요. 부모님의 칭찬은 정말 제일 듣기 좋았구요. 지도해주신 지휘자님, 반주자님 제가 노래를 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예지(30·코제트役)=“이 멋진 뮤지컬에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너무나 감사했고 또한 무대에 오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가지신 캐스트 및 합창 단원 분들과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예술감독님과 지휘자님 안에서 멋진 공연을 만들고 많은 관객들께 감동을 드릴 수 있던 것은 그 자체로 기적이고 엄청난 선물이었습니다. 삶 속에서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한 페이지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동하(10·합창)=“너무 재미있었고 새로운 소망과 버킷리스트도 만들었습니다. 다음에도 시민이 참여 하는 뮤지컬을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곽종규 기자  gyoo49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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