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부끄러움· 양심소리’ 교육의 첫번째
덕목

김포시
대곶면 율생리에 위치한 대곶중학교(교장  권혁일)는 전교생이 280명밖에 안돼지만
그야말로 가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학교다. ‘

염치’라는 큰 틀 아래 대곶중학교에서 추구하는 참 교육은 바로 인성 교육이다.
여타 교육과 달리 입시 위주가 아닌 인성 교육에 역점을 두고 ‘친애. 정성. 염치’이
세가지 교훈을 강조한다. 그 중 ‘염치’란 단어에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이에  한영애 교감은 “요즘 아이들에게 염치가 없다고 탓해선 안돼요. 그건
아이들 잘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르쳐주지 않아서 그래요. 오직 공부, 나아가 대학만이 중요하다 보니 미처 그런
걸 가르칠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는 겁니다. 세상은 지식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고
봐요. 그보단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가 지식보다 더 중요한 법이고, 삶의 지혜 중에서도
최소한의 염치를 아는 마음 또한 중요한 것이지요.”라고 ‘염치’란 교훈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덧붙여 ‘아이들은 내 자식 가르치듯, 선생님은 부모 따르듯’하는 진실 된 교육
방식을 이야기했다.

모든 선생님들이 어버이가 자식 가정 교육시킨다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어버이 따르듯이 선생님들을 신뢰하더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바람직한 교육이 아닐 수 없다. 염치란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더불어 자기의 잘못된 행동에 대하여 부끄러워할 줄 알고 양심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염치로 말하자면,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녀야 할 덕목이다. 그러나 요즘 시대를 일컬어 ‘염치의 부재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중 가장 기본으로 가르치는 것이 인사인데, 그 인사 하나에도 구용(九容)과
구사(九思) 즉, 아홉 가지 몸가짐과 아홉 가지 마음가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우선 구용(九容)에는 발을 옮길 때는 무겁게(신중하게)해야
하는 족용중(足容重), 손을 쓸데없이 놀리지 말고 두 손을 모아 공수하고 공손한
자세를 취하는 수용공(手容恭), 눈은 단정하고 곱게 떠서 지긋이 정면을 보아야 하는
목용단(目容端), 입은 조용히 다물어야 하는 구용지(口容止), 말소리는 조용하고
나직해서 잡소리를 내지 않아야 하는 성용정(聲容靜), 머리를 곧게 들고 몸을 비틀거나
공연히 자세를 흐트러지지 않는 두용직(頭容直), 호흡을 조용하게 고르고 전체의
몸가짐을 엄숙하게 하는 기용숙(氣容肅), 서 있는 모습이 그윽하고 덕성이 있어야
하는 입용덕(立容德), 얼굴의 표정은 씩씩하고 명랑하며 발랄해야 한다는 색용장(色容莊).
이상 아홉 가지이다.

다음으로 구사(九思)즉, 아홉 가지의 마음가짐이란, 눈으로
볼 때는 밝게, 바르게, 옳게 보아야 되겠다는 마음가짐인 시사명(視思明), 귀로 들을
때는 무엇이든지 밝게 지혜를 기울여 진정한 것을 들어야 하는 청사총(聽思聰), 표정,
즉 낯빛은 항상 온화하게 가져야 하는 색사온(色思溫), 몸가짐이나 옷차림 등은 공손하게
해야 한다는 모사공(貌思恭), 말을 할 때는 진실 되게 해야 한다는 언사충(言思忠),
어른을 섬기는 데는 공경스럽게 해야 한다는 사사경(事思敬), 의심나는 것이 있으면
물어서 깨달아야 한다는 의사문(疑思問), 분하고 화나는 일이 있더라도 참고 삭여야지
그대로 나타내지 말아야 한다는 분사난(忿思難), 재물이나 명예나 무엇이든 자기에게
보탬이 되는 경우에는 어느 것이 옳은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견득사의(見得思義)가
그것이다.

또한  심혈을 기울이는 인성 교육 중, 방과 후 교육 활동이 있다.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물놀이’와 ‘충효바라반’ 그리고 ‘시조창’반을 운영한다.
이는 굳이 전문 무용이나 국악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취미 활동을 통해 전통문화를
직접 접해 보고, 더불어 우리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며
나아가 인성 교육의 장으로서 톡톡한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미술반, 컴퓨터반, 한지공예, 리본아트 등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이 있는데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아이들의 참여 태도라는 것이다. 그 시간만큼은 그리 열정적일
수 없으며 그 열정이 곧 행복이라고 아이들은 말한다는 것이다. 대학이란 목표에
열정과 꿈을 담보 잡힌 여느 아이들과는 참 대조적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란 말이 있다. 한번쯤 되짚어 볼만한 말이다.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요?’라고 우리의 아이들이 물어 온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과연 어떤 해답을 제시해 줘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대곶중학교 280명 아이들은 이미 행복한 미래를 보장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최소한 행복한 삶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이미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혜객원기자

건물외벽에 붙어있는 '교훈 염치'는 권이강교장에 의해 만들어졌다.

김정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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