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김포교육지원창 앞에서 시위에 나선 청수초교 학부모

전교생, 김포시 평균의 2.5배…학습권 크게 침해당해

김포한강신도시 소재 청수초등학교 학부모 200여명이 지난 23일 김포교육지원청 앞에서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안 행정예고 철회 및 과대학교, 과밀학급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현재 김포시 청수초등학교의 현실은 △전교생은 1794명(김포시평균 734명) △학급수 64개 학급(김포시평균 28개 학급) △학급당 28명(김포시평균 26명) △교사당 24명(김포시평균 22명)으로 과대, 과밀상태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신도시에서 ‘1970년대 ‘콩나물학급’을 연상시키는 청수초등학교는 건설 당시 42개 학급을 기준으로 건축되었으나 현재 68개의 학급(초등64학급, 병설유치원4학급)으로 김포시 최대의 과대, 과밀 학교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크게 침해받고 있다.

교무실조차 창고개조, 축소이전

이 같은 현실에서 부족한 교실을 대체하기 위해 대부분의 특수활동실이 교실로 변경되었으며 교무실조차 창고를 개조하여 축소이전을 하는 가운데 교사들은 좁은 공간에 책상만 겨우 배치한 상황이다.

운동장 또한 일부가 주차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어 학생들의 체육활동은 차량 옆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급식은 교대배식으로도 식당공간이 부족해 교실배식이 이루어지는 학급도 다수에 이른다.

전교생이 김포시 평균의 2.5배 정도에 이를 만큼 과대학생이 만든 현상은 교사들은 많은 학생들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학생들이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 이외에는 교실 밖 활동을 자제시키고 있는 가운데 반복되는 증축과 시설보강, 특수활동실 개조 등으로 학생과 교직원 모두 과도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2020년 73개 학급운영 위기

여기에 2020년 5개 학급이 추가로 증가되어 73개 학급을 운영해야 하는 위기를 맞았다. 청수초등학교 주변 통학로조차 확보하지 못한 440여 세대 A아파트가 학구조정을 통해 청수초로 추가 배정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김포교육지원청 앞에서 시위에 나선 청수초교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안 행정예고 철회‘를 주장하며 “어린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을 보장해야 할 김포교육지원청은 벌써 몇 번째 나 몰라라하는 밀어넣기식 행정으로만 일관하여 어린이들의 교육권, 행복추구권, 안전권을 모두 박탈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청 밖에서의 시위와 함께 정숙현 청수초 운영위원장과, 김포교육지원청 전상도 사무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청수초교 정숙현 운영위원장과 김포교육지원청 전상도 교육행정사무관.

교육청, 조속한 학교신설 대안제시

2014년부터 이같은 문제로 교육청을 방문하고 있는 정숙현 운영위원장은 “지난 16일 김포교육청에서 공고한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안 행정예고’의 철회를 요구하며 학생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2023까지 유보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전상도 교육행정사무관은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안 행정예고’는 김포교육지원청과 경기도교육청이 여러 차례 회의를 거치며 고민하여 내린 결정이다”고 밝히고 “통학로 확보를 위해 육교설치(1일 통행인원 600명이상 규정)와 과속카메라 설치(이미 적정 카메라 설치 대수가 모두 설치됨)등을 지자체 등 관련기관과 협의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면서 경기도 교육청과의 협의로 도출된 조속한 신설학교 추진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청수초교 학부모들은 "김포교육청이 'A아파트와 청수초교 사이에 통학로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과는 달리 기존학교와 안전한 통학로 확보가 어려워 학구조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은 이유조차 불분명한 탁상행정이다"며 이를 반박했다. 

청수초의 요구와 교육청의 입장이 평행선을 이루는 가운데 전상도 교육행정사무관을 비롯 교육청 관계자 4명과 학부모회장, 운영위원장등 청수초 관계자 4명은 자리를 옮겨 다시 협의를 가졌지만 별다른 해결방안을 도출시키지 못했다.

청수초교 학부모들과 김포교육지원청 관계자가 가진 2차 확대좌담.

학부모, 교육청 예측실패 이어 늑장대응 지적

청수초 학부모들은 “청수초 과대, 과밀학교 사태는 신도시 개발시 수요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교육기관과 김포시의 문제다”고 지적하고 “계속된 문제제기에도 뒤늦게 신설학교 추진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신설학교의 개교시점이 학생수가 감소하는 시점으로 의미없다”고 늑장대응을 따져 물었다.

정숙현 운영위원장은 “이번 학구조정을 통한 A아파트 추가배정은 작년 B아파트의 학구조정 사례를 보듯이 처음 20여명의 학생을 받으라 했지만 실상은 100여명의 학생이 늘어나 교실을 증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지금 시위에 나온 학부모와 나오지 못한 학부모가 있듯이 이러한 교육청의 시도는 학부모간의 불화를 조장하는 일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수초등학교의 이러한 현실은 초등학생과 병설유치원생을 합했을 때 △2020년 약2,100명 △2021년 2,200명이 재학하는 김포시 전체평균 3배에 이르는 초거대 학교가 예상되고 있다.

정진영 시민기자  sea3693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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