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김포중학교에서 열린 '김포중·여중 적정규모 육성 간담회’에서 김정덕 교육장이 인사말을 하고 았다.

학교·학부모 “학부모 선택권·교육적 가치에 집중해 달라”

교육청 “주변초교 남녀공학 원하고 이는 경기도교육청 입장”

김포여중과 김포중학교가 남·여공학과 통폐합을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오랜 전통을 가진 여중과 남중의 교육적 가치를 살리는 방향으로 특성화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김포중·여중 총동문회가 김정덕교육장, 이기형·채신덕 도의원, 오강현시의원, 학부모 등을 초청한 가운데 김포중학교에서 가진 ‘김포중·여중 적정규모 육성을 위한 간담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

‘김포중·여중 적정규모 육성 간담회’는 김포중학교와 여중이 신입생 격감에 따른 폐교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김포여중 학부모회장이 ‘김포여중 폐교를 막아 달라’는 청와대 청원을 제기하는 등 이들 학교의 적정규모를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김포여중 설문조사 97% 통·폐합, 남녀공학 반대

이날 참석한 김포여중 김시영 교장은 “간담회를 하루 앞두고 가진 190명을 대상으로 무기명 설문을 조사한 결과 △남녀공학 반대 97% △여중, 남중 통폐합 반대 97%의 응답률을 보였다”면서 “재학생이 원치 않는 통·폐합 또는 남녀공학 전환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시설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어 “몇 년 전부터 시작된 통·폐합과 남녀공학전환 설로 자녀의 면학분위기를 우려한 학부모들의 걱정으로 여중지원이 급감했으며 너무 많은 피해를 학생들이 당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런 부분에 대한 책임을 누가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포중학교 김택환 교장 또한 “통·폐합과 남녀공학 전환은 재학생들과 학부모가 원치 않는다”고 밝히며 “학군 등의 재 편재 방안을 연구해 달라”고 교육당국에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5일 이기형도의원이 김포중, 김포여중 교장과 운영위원장, 동문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적정규모 학교육성을 통한 다양한 발전모색을 위한 공청회가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이들 학교의 중장기 학생배치계획 및 학급감소를 막는 방안을 논의하고자 이뤄졌다.

교육청 “학교와 지역교육위해 남녀공학필요” 입장

간담회 시작과 함께 김포교육지원청 관련 주무관은 브리핑을 통해 “주변 초등학생 180여명을 대상으로 진학관련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의 학생이 남녀공학을 원하고 있고 경기도 교육방침 또한 남녀공학이다”면서 “학교 발전과 지역교육발전을 위해 남녀공학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포여중 운영위원장은 “재학생들이 행복해 하고 교사와 학부모도 여중을 사랑하고 지키려한다”고 지적하고 “당초 교육청이 걸포초교의 배정방법 전환, 새 입주아파트 학생들의 여중배정을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으며 이 자리를 빌려 남녀공학전환 브리핑만 하는 의도가 뭐냐”고 따졌다.

이어 김포중학교 운영위원장 또한 “3~4년 전 배정방법 변경으로 지원학생수가 급감한 만큼 교육청은 잘못을 통감하고 이를 되돌려 놓길 바란다”고 주장하며 “연계 버스 등의 대안을 교육청에 지속적으로 요구하였으나 성실히 응하지 않아 유감이다”고 밝히고 이제라도 재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길 바라고 통·폐합, 남녀공학전환 반대 입장을 전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반대입장도 나왔다.

김포여중 2학년 학생은 “김포관내 초등학생이 2만 명 정도 되는데 불과 200명도 되지 않는 학생의 설문조사를 근거로 한 논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김포중학교 학부모 또한 “우리 집 아이도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아무런 사전 설명 없이 진행된 것으로 이를 남녀공학 선호도 자료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이기형·채신덕도의원 교육청입장 뒷받침

이에 대해 이기형도의원은 “73개 학교를 다 찾아가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는 어렵다. 그리고 이 자리는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7월 5일 요청에 의해 마련된 자리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채신덕 도의원은 “재학생과 학부모의 동의가 70%이상 되지 않으면 통·폐합, 남녀공학으로 전환할 수 없는 법적규정이 있다."면서 "재학생과 학부모가 현상유지를 원하면 그대로 가야겠지만 주변초등학교의 남녀공학 선호조사가 크게 높게 나왔으므로 그 부분도 염두에 둬야한다”며 교육청의 입장을 뒷받침했다.

반면 김포시 중등네트워크협의회 권역장은 “교육청 등 관련기관은 교육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발전이나, 효과적, 효율적 관점이 아닌 가치에 관점을 두고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전하고 “김포여, 남중의 통·폐합, 남녀공학전환으로만 몰고 갈 것이 아니라 오랜 전통과 여중, 남중의 특색에 교육적 가치를 두고 생각한다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제안했다.

여중학생 ‘부천상동중·고양시 사례’ 제시

이어 김포여중 학생회장도 “우리 학생들은 통·폐합, 남녀공학전환 절대 반대다. 행복하게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고 여중만의 가치를 지키고 싶다”고 입장을 밝혔다.

방청석에 참석한 여중학생은 “여중의 단점과 장점을 알면서 지원한 학부모님의 의견과 선택권을 보장해 달라”며 타 지역 사례를 들어 △지원학생인원수와 상관없이 기본 학급수를 4학급으로 확정해놓은 부천상동중학교 사례와 △선호하는 학교에 몰리는 현상을 학군별 추첨을 통해서 배정해 학교별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고양시 사례들을 소개했다.

금파중학교 학부모회장 또한 “주변학교인 금파는 과밀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학교배정방법과 조정의 문제를 제기했다.

남·여중, 교육당국에 4가지 대안 요구

한편 김정덕 교육장은 “이 자리는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지난 5일 요청에 의해 마련된 자리다”며 간담회의 의미를 밝히고 “배정방법을 바꾸면 혼란이 초래되고 기본 학급수 확정도 규정상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김포중학교와 여중은 간담회를 통해 △3~4년 전 잘못 변경된 배정방법을 바꿀 수 없다면 선호하는 학교의 학급수를 고정해 줄 것 △5지망까지 범위를 넓혀 선 지망 추첨을 통해 배정할 것 △여중의 단점과 장점을 알면서 지원한 학부모님의 의견과 선택권을 보장해 줄 것 △현재 학군제를 지정학군제로 변경하는 등 대안을 요청했다.

정진영 시민기자  sea3693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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