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나리여성병원와 연결된 건물을 신축하고 지난 1일 개관한 스위트나리산후조리원.

20년 지켜온 ‘감성출산’…오는 27일 독서문화공간 'BOOK 갤러리' 개관

지난 2007년 개원 10주년을 맞이하며 메세나(Mecenat· 기업들이 문화예술분야에 적극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운동을 통해 ‘예술 산부인과’를 표방한 나리여성병원(원장 이종찬)이 다시 10년이 지나 병원을 증축하고 아동을 위한 놀이도서관을 개관했다.

나리여성병원이 지난 20년 지켜온 초심은 ‘감성출산’이다.

“엄마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태교부터 출산, 아이를 키우는 모든 것에 주인이 되어야하는 중요한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서 ‘나리문화센터’를 만들어 임신 열 달 동안 적극적인 의지를 갖도록 준비시키고 있다.

나리산부인과 이종찬, 나오순원장부부

지난 1일 기존 건물 옆에 같은 크기의 건물을 신축하고 철저하게 산모만을 위한 ‘스위트나리산후조리원’도 이 같은 생각에서 개관됐다.

스위트나리산후조리원은 철저한 위생을 유지하고자 남편을 제외한 면회를 통제하는 가운데 호텔 같은 공간에서 레스토랑 음식을 즐기며 산후를 보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150평 규모로 확대된 ‘나리문화센터’를 통해 다양한 산모교육과 요가 등 산후운동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마련했다.

스위트나리산후조리원은 △1층 카페 △3층 문화센터 △5·6층 6평, 8평, 12평으로 구성되어 26명 산모만을 위한 독립 공간 △7층 산모레스토랑 및 주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독특한 시설이 지하 1층에 마련된 유아와 엄마가 함께 그림책을 보며 탄생과 성장의 감성을 키우는 ‘나리 Book 갤러리’다. 

오는 27일 문을 여는 ‘나리Book 갤러리’ 내부. 4개의 섹션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좌측 동굴처럼 되어 있는 공간이 2개월 간격으로 전시되는 갤러리, 그림책의 그림들이 밖으로 나와 전시되는 문화공간이다.

섹션별 4개 구역, 자율적 독서 공간

오는 27일 개관하는 ‘나리Book 갤러리’는 100여 평 규모에 1,500여권에 이르는 유아 및 미취학 이동을 위한 그림책이 섹션별 4개 구역에 나눠 진열되어 있다.

△A공간은 3세 이하 유아가 엄마와 함께 책을 읽은 곳이며 △B공간은 4~7세 자율적 공간 △C공간은 큐레이터 이숙진씨가 여러 곳에 ‘키워드’를 붙여 놓고 관련 그림책을 원할 경우 찾아주는 구역이다.

‘동생이 태어날 거예요’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갖는 아동을 에게 관련 그림책을 찾아주면 엄마가 함께 읽으며 엄마 뱃속에 있는 동생을 생각하며 출산과정을 이해하는 공간이다. △D구역은 엄마뱃속에 있을 때를 상상하며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고 모형 유아에게 젖을 먹이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이곳은 나리여성병원 간호부장이 영상자료와 함께 출산과정과 성교육을 진행하며 지식과 과학관련 그림책을 볼 수 있다.

모든 자재 친환경, 뒹굴고 놀며 그림책 독서

나리여성병원 간호부장이 직접 출산과정과 성교육을 하는 공간으로 태아체험, 동생에게 젖먹이는 체험을 할 수 있으며 과학 등 지식관련 그림책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태어나는 곳에서 자유롭게 책을 즐기고 양육자와 아이가 정서적 교감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이다.

따라서 ‘엄마와 아이가 책을 통해 정서적 교감’을 형성하는 가운데 아동이 혼자 눕고 뒹굴며 자유롭게 그림책을 대할 수 있도록 모든 자재를 친환경으로 꾸몄다.

놀이와 독서 가능한 이 곳은 장난감과 책이 어우러져 있으며 나무로 재작된 유아용 블록을 통해 직접 장난감을 만들 수 있으며 소꿉장난도 가능하도록 갖춰져 있다. 더욱이 6개의 작은 방과 다락방은 아이들이 조용하게 독서하고 놀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이 혼자 책을 보거나 놀이를 하는 사이 엄마들이 혼자 또는 여럿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별로로 마련되어 있다.

‘나리Book 갤러리’는 미취학 아동의 경우 부모와 함께 동반해야 출입이 가능하며 50명 정원으로 구상하고 있다. 갤러리의 적정 환경을 위해 50여명으로 한정하고 4시간 이용에 1인당 5천원의 이용료를 내야한다. 초등학생 이상은 혼자입장이 가능하다.

8월 30일까지 3천원의 이용료를 받는 것에 대해 이숙진 북매니저는 “이용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는데 갤러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안정적인 독서환경을 위해 책정됐다”고 밝혔다.

6개의 작은 공간과 다락방. 이곳에서 자유롭게 독서하며 놀이도구를 이용해 놀 수 있다.

이종찬 원장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

작은 미술관 ‘나리Book 갤러리’ 전체공간에 그려진 벽화는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인 김중석 화백이 맡았다.

그리고 Book 갤러리에는 2개월 간격으로 그림책 위주의 그림이 전시된다. 개관과 함께 맞는 첫 갤러리는 팥빙수의 전설(웅진주니어) 숨은 신발 찾기(문학동네어린이) 발간열매(사계절)의 대표작을 가진 이지은 작가의 그림이 전시된다.

흔치 않게 병원에 유아들을 위한 독서·문화 공간을 만든 이종찬 병원장은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이며 산부인과를 경영하며 아쉬웠던 것을 실현한 것으로 어린이들에게 책을 통해 미래의 꿈을 선물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17년간 청소년상담과 도서관 만드는 작업을 해온 이숙진 북 매니저(54)는 “청소년 상담을 하는 동안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좀 더 일찍 부모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곳에서 엄마와 아이가 정서적 교감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원장님께서 읽는 사람의 자유로움을 위해 그림책도 정돈은 하되 자유롭게 배치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히며 통제하는 엄격한 공간이 아닌 자유로움 속에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갤러리를 의미했다.

곽종규 기자  gyoo49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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