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문인협회(회장 이재영)주최, 제17회 김포문학상 최종 수상자가 발표됐다.

올해 처음으로 전국 공모한 김포문학상은 신인 및 기성작가, 문학을 사랑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총 200명의 시 1,200편, 수필 240편이 응모, 예선을 거쳐 130편의 작품이 본선에 선정됐으며 심사위원들의 철저한 블라인드 심사를 거쳐 ‘그늘의 공학’의 박정인(김포시 거주, 본명 박정옥)씨가 대상 ,‘치매’의 박종희씨가 우수상, ‘노련한 칼잡이’의 민서현씨가 신인상을 각각 수상했다.

심사를 맡은 유안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공광규시인은 “최종 거론된 세 분은 시 <등과 가슴의 거리> 외 9편, 시 <그늘의 공학> 외 9편, 수필 <치매> 외 2편을 응모하신 분들이었다. 논의한 결과 그늘에 대한 관찰과 상상, 발견이 돋보인 시 <그늘의 공학>을 대상으로, 생활경험에 대한 풍부하고 안정된 필력이 인정된 수필 <치매>를 우수상으로 선정하는데 합의했다”며 “우리는 심사 과정이나 심사평을 쓰면서도 응모자의 이름 등 일체의 정보를 묻지 않기로 했다. 아직 이름을 모르는 두 수상자 분의 발전을 기원한다”고 심사평을 했다.

대상을 수상한 박정인씨는 “이번 전국 규모 김포문학상은 기성시인을 포함하는 상이라 투고 자체를 망설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응모하지 않으면 떨어질 자격도 없다” 는 시인들 말씀이 생각나서 마감시간을 십여 분 남겨두고 클릭한 것이, 이렇게 큰 행운이 될 줄은 몰랐다“며 ”常의 뜻을 마음 판에 새기고 즐겁게 읽고 정진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포문학상을 후원한 김포우리병원 도현순 부원장은 “김포우리병원에 보내주신 김포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한 지역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김포문학상을 후원하게 됐다”며“우리를 위로하고 성장시키는 문학의 힘을 믿는다.”고 전했다.

이재영 회장은 “이번 공모는 김포우리병원과 김포시의 후원으로 대상 500만원, 우수상 100만원으로 전국공모를 진행하여 지역으로 국한되었던 김포문학상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첫 해로 김포문인협회의 초석을 일구고 17회까지 이어온 역대 회장님들의 노고 덕분에 저는 그 잘 차려진 밥상에 가벼운 숟가락 하나 얹었을 뿐이다”며 박미림 수석부회장, 윤옥여 재무이사를 비롯한 임원진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시상은 오는 12월 김포문협 송년 행사장 김포아트빌리지 內 아트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제17회 ‘김포문학상’ 대상 作

그늘의 공학  -박정인-

느티나무에 출입금지판처럼 옹이가 나붙었다

옹이는 막힌 길,

가지가 방향을 바꾸는데 걸린 시간의 배꼽이다

다다르지 못한 초록에게서

필사의 아우성이 이글거릴 때

직박구리 한 마리, 옹이를 박차고 날아오른다

수액 길어 올리던,

이제 사라진 가지의 길을 물고 대신 새가 가지를 친다

빼곡한 이파리들을 그늘의 아비라 믿은 적 있다

자드락비가 다녀가고,

아비는 제 몸에다

개칠(改漆)에 개칠을 더해 눈부신 여름을 예비했지만

나무 아래엔

그늘을 덮고 누운 햇살의 발가락들이 꼼지락거린다

이파리를 빼닮은 이파리 그림자가

그늘 한 칸 짜는 동안

말매미도 손마디만 한 제 그림자를 그늘에 보태겠다고

둥치에 업혀 맹렬하게 울어댄다

저 맹렬이면

광장을 들어 하늘에 띄울 수도 있겠다

맹렬을 심장이 내는 발톱이나 이빨, 때론 그윽한 눈빛으로 쓰는

한낮의 이파리가

흠씬 땀을 흘렸을까 나무 아래 서니

소금 냄새가 난다 그늘에 드리운 자그맣고 서늘한 염전이다

그늘을 위해 모두가 치열하게 몸부림치는 오후 두 시

느티나무 아래엔 아직도 그늘이 모자란다

매미가 제 소리의 그늘까지 내려 깔고 있다

곽미애 기자  miya331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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