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여석단장 “김포시민 청중수준 세계적이며 톱이다”

“음악을 감상하는 김포시민의 수준은 세계적이며 톱이다. 높은 수준의 청중을 만나는 것은 연주자의 행운이다”

지난 15일 김포아트홀 1‧2층 5백여 객석에 메운 청중을 향해 국내 기타연주계의 대부이자 한국최초의 기타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리여석 단장의 표현이다.

지휘중인 리여석 단장

50년 가까이 국내 기타오케스트라의 씨앗을 이루며 일본과 중국 등 국제적인 공연에서 극찬을 받은 바 있는 리여석 기타오케스라가 김포우리병원의 초청으로 김포시민을 만났다.

준비한 9곡의 연주프로그램과 이어지는 앙코르요청으로 15곡을 연주한 리여석 단장은 “보통 클래식 공연장에는 어린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늘 김포아트홀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찾아온 많은 어린이들이 보이는데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이는 청중들의 수준을 말한다”고 전하며 어린이 청중을 위한 모차르트 장남감교향곡 3개 악장을 전곡을 연주했다. 모차르트 장남감교향곡은 많은 장난감 악기가 등장해 무겁지 않은 교향곡을 기타와 함께 연주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아리랑에서 모차르트’까지 연주

김포우리병원이 초청한 이날 공연은 ‘거리에서 벌어지는 축제’의 뜻을 가진 ‘라 쿰파르시타’로 문을 열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탱고 곡으로 알려진 ‘라 쿰파르시타’가 끝나자 관객들은 기타협연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이어 기타의 대표곡으로 흔히 연주되는 ‘알함브라의 궁전의 추억’에서 객석은 제각기 추억에 잠겼다.

또한 독일의 작곡가 헤르만 네케가 작곡한 ‘크시코스의 우편마차’와 기타의 본고장인 스페인의 플라맹고를 느낄 수 있는 ‘카디즈’를 통해 객석은 조용한 춤판이 됐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장난감교향곡’과 ‘휘가로의 결혼’ 서곡에서 깊은 클래식의 맛을 즐겼다.

연주회가 후반에 이를 무렵 리여석 단장은 “그동안 많은 공연을 했지만 오늘 같이 멋있는 연주회는 참으로 행복하다”고 전하며 “김포시민을 향해 추석선물을 마련해준 김포우리병원 병원장내외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추석을 의미하며 한국민요 모음곡 ‘아리랑, 뱃놀이, 경북궁 타령’을 연이어 연주했다.

베토벤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

악성 베토벤은 클래식기타에 대해 ‘위대한 악기, 작은 오케스트라’로 비유하며 우수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는 공간의 제약이 없고 멜로디와 반주를 동시에 연주하는 기타의 특성을 거론할 때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리여석 단장은 “바이올린은 독주라 해도 피아노가 따라붙는다. 첼로도 마찬가지로 피아노가 필요하다. 피아노처럼 동시에 여러 소리를 내는 화음이 어렵기 때문이다. 바이올린이 멜로디 연주에는 좋지만 화음 연주에 적합하지는 않은 반면 기타는 화음도, 멜로디도 가능한 악기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기타를 떠올린 때 대부분 어쿠스틱(통기타)과 일렉트릭 기타를 생각한다. 그리고 기타만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상상하기 쉽지 않다.

리여석 단장은 1971년 이러한 쉽지 않은 상상을 현실로 이뤄낸 국내 최초의 인물이다.

리여석단장 ‘객석의 이해도’높여

클래식 공연에서 오케스트라는 현악기와 목관악기, 강하고 화려한 금관악기 뒤로 타악기들이 배치된다.

리여석 단장은 연주 중간 기타오케스트라에 대해 “알토기타, 알토 셈바로기타, 소프라노기타, 프라임기타, 프라임 셈바로기타, 베이스기타, 콘트라베이스기타, 기타론 등을 배치해 교향곡에서 춤곡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의 음악이 가능하다”고 설명, 객석의 이해도를 높였다.

기타 오케스트라는 기타의 크기에 따라 고음, 저음이 나뉜다. 그리고 프라임(일반) 기타 외 조그만 소프라노 기타, 알토기타, 콘트라베이스 기타 등이 있다.

기타의 새로운 세계…객석반응 다양

공연이 끝난 후 청중들은 “기타 악기가 일반기타 크기보다 작은 앙증맞은 것과 첼로처럼 크고 배가 불룩한 기타 등 새로운 기타를 볼 수 있는 기회였다”며 “기타로도 저런 멋진 오케스트라를 이룰 수 있음을 보고 감탄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포시빅오케스트라 유병우단장은 “기타는 고급스런 음을 내는 악기다”고 평가하고 “유럽작곡가들의 전통음색을 오케스트라를 이룬 기타들이 잘 살렸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또한 연주회가 끝나고 최모씨 “마치 조미료를 뺀 단백한 음식 맛처럼 선율 그 자체를 감상할 수 있었다”며 공연을 마련해준 김포우리병원에 감사를 전했다.

기타오케스트라를 형성하는 다양한 기타.

김포아트홀 전체 좌석을 매운 객석

곽종규 기자  gyoo49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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