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응접실/ 유필선 김포시교육장




작년 초 김포시 장기동소재 고창초교 졸업식은 교육계의 오랜 관행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학생을 배려하기 위해 시작한 조그만 문화는 교육계의 신선한 충격이 되었으며 그동안 교육계의 ‘권위’가 학생들을 위한 ‘배려’로 옮겨가는 새로운 바람을 예고했다.

‘사랑과 꿈이 있는 졸업식’을 주제로 열린 고창초교는 행사시간을 오후 2시로 변경하고 행사시간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외부인사 축사를 폐지했으며 26종의 상장은 학교장이 오전에 해당 졸업생에게 직접 수여했다.

그리고 단축된 행사시간 50여분 중 무려 25분을 졸업생 전원에게 학교장이 단상에서 졸업장을 직접 수여하고 학교운영위원장, 총동문회장 등이 축하 악수를 나눴다. 나아가 재학생 대표의 송사와 졸업생 대표의 답사 대신 졸업생들이 평소 부모와 교사, 후배 등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글로 쓰도록 한 뒤 일부를 선정해 영상자료로 제작, 졸업식 때 상영했다.

고창초교의 이 같은 졸업식에 대해 경기도 교육청은 혁신적인 행사 우수사례로 선정, 도내 각 초등학교에 공문을 시달,. 일반화를 꾀하고 있다. 조그만 시작이 교육계의 변화를 몰고 온 셈이다 .

지난 99년 이후 7년간 고창초등학교 교장에 재직하며 늘 교육계의 화제를 불러왔던 유필선교장(62)이 몇일후(9월1일)면 제17대 김포시 교육장에 취임한다.

36년 교직생활 가운데 마지막 2년을 김포 지역교육계의 최고 수장이 되어 어떤 혁신적인 교육행정을 펼칠지 기대되는 가운데 취임을 몇 일 앞둔 유필선교육장을 만났다.

■‘학생’위한 배려가 교육여건 바꾼다

지난 2002년 4월 제16회 김포시문화상 시상식이 끝난 후 감동적인 이야기 하나가 김포시 교육계를 감동시켰다. 지역 교육·학술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이 인정돼 김포문화상을 수상한 유필선 교육장(당시 고창초교 교장)이 시상금을 다시 (재)김포장학회에 장학금으로 기탁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교육과 학생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일관했던 유필선 교육장은 고창초교 교장시절 고창 향토역사관·동문회관 건립, 푸른솔 축제를 통해 교육환경을 바꾸는데 주력했다.

특히 2년전 ‘생명의 숲 속 가꾸기’ 를 위해 시작한 ‘학교 숲 조성사업’은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전국 초등학교중 시범학교를 선정할 만큼 인정받았다. 고창초교 재직시절 유필선 교육장의 마지막 희망은 개교 64년된 고창초교를 김포신도시 계획부지에서 살아남게 한다는 것. 주민과 동문이 함께 나서 시작한 일을 이제는 김포시 전체 교육행정을 다루는 입장에서 혼자만의 고민을 안고 김포교육장실로 들어왔다.



■ 미래지향적 김포교육 구축
유필선교육장은 교육경영관으로 신바람나는 학교경영 지원으로 ‘글로벌 인재육성’과 ‘미래지향적인 김포교육환경을 구축하겠다’는 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교육환경 구축에 있어 “△학생 입장에서는 꿈과 재능을 기르는 교육 △교직원 입장에서는 신바람나는 교육환경 △학부모와 지역사회를 위해서는 믿음과 감동을 △교육시설 환경을 위해서는 김포교육 비전과 혁신적인 지원행정을 하겠다”는 마스터플랜도 마련했다.

유 교육장은 김포교육의 강점으로 “대도시에서 우수한 교원이 대거 유입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학교간 유기적인 협력기반 구축과 김포의 다양한 문화유산 교육, 통일의 전초기지를 삼는 교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약점으로는 도시에서 이주한 학부모들의 교육여건 불만족과 신도시 개발에 따른 학교 수요 폭증을 어떻게 하느냐는 난제도 들었다. 특히 김포시내 도·농지역간의 교육격차와 외부인구 유입에 따른 지역정체성과 애향심 부족도 극복해야할 대상임을 전했다.

유 교육장은 이같은 김포교육 여건의 장·단점을 보완할 대안을 제시한 것이 이번 교육장 공모에서 합격의 점수를 딴 것이라 믿고 있다. 그가 제시한 ‘김포 교육청 경영제안서’는 필자 역시 그의 믿음에 동의했다.

■ 36년 교직 마지막 봉사의 길
21년의 교사생활과 3년의 장학사, 99년부터 지금까지 7년 동안 고창초교 교장에 재직하면서 보여준 그의 교육철학에서도 엿 볼 수 있다. 그가 고창초교에서 만들어 놓은 교육환경은 실로 놀랍다.

그중 으뜸은 백 평이 넘는 ‘교육역사관’이다. 그곳에는 쌀 농경 5천년 재배단지 김포의 슬기로운 조상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예절교육을 시키는 환경이 완벽하리 만큼 세심하게 갖춰져 있다.

새로 지은 학교 건물에는 학부모들이 둘러 앉아 담소하고 책을 읽고, 간단한 소품을 만들 수 있도록 배려하고, 도서관은 학생·학부모, 지역사회 누구라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방학 중에도 매일 컴퓨터를 배우는 열기가 가득하고 원어민 교사가 가르치는 영어는 고창초교 어린이들을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세계인으로 가꿔가고 있었다.

유 교육장은 고창초교에서 수많은 일을 했으나 그중 학습장애아 센터를 운영한 일이 가장 큰 보람으로 남는다. 학습장애아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신경정신과 전문의에게 위촉해 인지적, 심리치료를 병행, 장애를 극복하게 한 사례는 앞으로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 2006 경기사도대상 수상
유필선 김포교육장은 김포인이다.
김포시 하성면 마조리에서 6형제의 넷째로 태어난 그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농사일을 거들어야 하는 일이 싫어 고향을 떠나고 싶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길은 타 도시 학교로 유학을 가는 것 뿐. 유필선은 그 길로 인천 선인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인천교대를 통해 교사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교육열이 높으셨던 부모님은 형제 전부를 대학에 진학시켰는데 등록금이 적게 드는 교대를 택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도 잘한 일이었다.” 고 한다.
또 마음씨 후덕한 동료교사와의 결혼도 감사한 일이고 1남 1녀가 별 탈 없이 잘 커서 제 몫을 다하고 사는 것도 감사의 제목이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로 유 교육장은 부부교장으로 부인은 하성초등학교 교장이다.

그가 김포교육 발전을 위해 한 일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그런 공로로 그는 김포시 문화상(2002), 김포향토문화대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경기교육 발전에 헌신하고 후학양성에 힘쓴 공로로 경기사도대상을 수상했다. 이런 그의 교육경력은 교육장으로 김포교육을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취재 /최의선편집위원<작가>ces-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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