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김포아트홀에서 열린 '제2회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의 하이라이트는 김훈 작가의 기조강연.

김훈 작가는 '풍경의 안쪽, 조강과 김포 들판'이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에서 “이 세계의 모든 국경선은 수만 년에 걸친 전쟁과 약탈, 정복, 지배와 피지배의 종합적 결과물”이라며 "제아무리 신묘한 통일정책을 세우기보다 젊은이들 마음과 생활속에 통일 열망을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조강나루에 인기척이 없는 이유를 아는 것이 통일의 지름길이다. 한강하구에 배를 다니게 하자, 조강리에서 고기를 잡게 해달라고 계속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작가는 해질녘 한강하구의 풍경을 "빨간 노을에 함께 잠기면 어디가 남이고 어디가 북인지 알 수 없어 분단은 비현실적 느낌이 든다"고 묘사했다.

이어 “내 고향의 한강은 이 모순과 비극의 중심부를 흘러서, 하구에 이르러 거대한 적막을 펼친다. 김포반도 북단에서 적막은 청각과 시각에 가득찬다. 물과 갯벌과 잔산만으로 이루어지는 이 무인지경의 배후는 역사적이고, 정치군사적”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특히 한강하구 내수면에서 최전방 포구이자 유일한 어촌계인 전류리에 대해 "‘바닷물이 거칠게 거꾸로 돈다’는 뜻의 전류리는 소중하고 가슴 아프고 상징적인 곳”이라며 “전류리 어민들은 민통선 안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분단의 턱 밑에서 생산을 위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월선의 위험이 있다고 최근까지 동력선 허가를 안해줘 힘들게 노를 저어 고기를 잡았다” 고 말했다.

전류리 북쪽의 큰 포구였던 조강리에 대해서는 "조강리 맞은 편이 북쪽 개풍군 조강리인데 주민들이 나룻배를 타고 오가며 처녀총각이 결혼도 하고, 고기를 잡지 않은 겨울이면 남쪽 조강리 사람들이 개성 박연폭포를 보고 놀다가 돌아오기도 했던 이웃이었는데 지금 남북 조강리 주민들은 서로 생사조차 알지 못한 상태"라고 안타까워 했다.

김훈 작가는 "한강하구의 모든 문제는 정전협정대로만 하면 해결된다"며 "한강하구는 정전협정상 자유통행구역이며 비무장지대(DMZ)가 아니어서 유엔군사령부의 허가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특별히 법을 새로 만들 필요도 없고 차려진 밥을 찾아 먹으면 된다”고 주장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종훈 기자  webmaster@gimpoj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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