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대사 아내에서 퇴직 후 화가의 길을 걷고 있는 조선숙 화백(김포시 월곶면 용강리)이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올’에서 개인전을 가진다.
“문수산 자락에 둥지를 틀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지 십 사년 째입니다. 가을 봄 여름없이 꽃에 묻혀 지내면서도 지는 꽃이 아쉬워 하나 둘 그림에 담아낸 것이 어느 듯 이렇게 모였습니다”

 

전시회를 위해 제작한 조선숙 화백의 도록에는 장미정원과 장미 밭이란 부제가 붙을 정도로 유난히 장미가 많다. 노랑, 주황, 하얀, 빨강장미를 비롯 데이지 마가렛, 목단, 목수국, 아스타, 목련, 접시꽃, 붓꽃 등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이들 모든 꽃들은 2백여 평에 이르는 정원에서 잠시 살다가 조선숙 화백의 아틀리에로 옮겨져 영원히 피어있다.

조 화백이 그림은 시작한 것은 부군인 유병우 前대사가 일본에서 퇴직하기 3년 전인 2001년 무렵이다. 당시 부군인 유 前대사는 은퇴후 생활을 위해 목공을, 그리고 조 화백은 그림을 선택했다. 이번 작품의 액자는 모두 부군의 작품으로 부부가 함께 만든 전시화라 할 수 있다.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등장하는 한 사람은 ‘장미를 가꾸는 남자’로 남편을 소재로 한 아내의 작품이다.

“평소 좋아한 꽃들이 금방 지는 것이 아쉬워 오랫동안 함께 하고픈 생각에서 그림을 시작했다”는 조 화백은 2013년 여성미술대전 입선에 이어 같은 해 서울미술대전에서 특선의 영광을 안았다. 아울러 2015년 경기미술대전과 2017년 서울인사미술대전에서 각각 특선을 받을 정도로 화단의 인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17년간 정성들여 그려온 작품 70여점 가운데 도록에는 50여점을 담았다. 당초 김포 아트홀에서 전시계획을 세우고 유 前대사가 40여개의 액자를 제작했으나 아트홀의 여유 일정이 없어 부득이 인사동으로 옮기면서 전시작품이 28점으로 줄어들었다.

 

국내 그룹전과 해외전시회는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첫 개인전을 갖는 조 화백은 전체 28개 작품 가운데 16개가 100호와 80호에 이르는 대형이다. 특히 오대산과 한계령 설경은 정물화의 소박함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산하의 장엄함을 보여준다.

전시회 개막식은 25일 오후 3시에 갖는다.(문의: 갤러리 올 02-732-9820)
 

장미를 가꾸는 남자

한계령의 설경

곽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