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김포예술제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국악협회김포지부 윤소리지부장이 김포우리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

김포국악협회 지부장으로서 두 번째 맞는 김포예술제를 앞두고 윤소리 지부장은 특별한 기획을 준비했다. 기타리스트 김광석씨와 ‘정선아리랑’과 ‘봄날은 간다’를 식전공연으로 계획하고 많은 준비를 했다. 또 자신이 만든 (사)경기민요합창단이 김포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 맞춰 ‘경복궁타령’과 ‘홀로아리랑’을 계획하고 설레임과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어느 무대나 최선을 다하는 윤소리 지부장은 특별한 무대를 앞두고 옷과 소품 하나까지도 신경을 쓰면서 본인은 물론 합창단원들을 독려하는 날이 이어지던 29일 쓰러지는 사태를 맞았다. 공연 하루 전날 단원들과 함께 아트홀 연습실에서 오케스트라와  마지막 호흡을 맞추는데 ‘경복궁타령’이 잘 맞지가 않았다. 공연 당일 오전에 무대에서 리허설을 하기로 하고 머리를 다듬기위해 미용실에 들어가자마자 쓰러져 김포우리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기절상태가 된 것이었다.

 

 

   공연은 약속, 무대를 선택
응급실로 단원들이 쫓아오고 다음날 공연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초조하게 윤소리 지부장의 상태를 살폈다. 단원들이 공연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릴 즈음 윤 지부장이 그들을 불렀다.

“내일 공연은 그대로 합니다. 리허설 할 때 함부로 바지입고 하면 안돼요, 치마 입는 것 잊지 말고 모두 열한시까지 나오세요. 도시락준비 잘하시죠?”
 윤지부장은 이튼날 미용실에 이어 서둘러 이비인후과에서 목 치료를 한 후 공연장으로 향했다. 어제처럼 ‘경복궁 타령’은 여전히 오케스트라와 잘 맞지 않아 포기하고 ‘홀로 아리랑’에 혼신을 다하기로 하고 자신은 식전무대에 홀로섰다. 그리고 기타리스트 김광석씨의 기타선율에 맞춰 ‘정선 아리랑’과 ‘봄날은 간다’를 열창했다. 기타의 선율, 분홍 꽃무늬가 봄날처럼 번져있는 한복의 윤 지부장이 노래를 부르자 사람들은 숨을 죽였고 이윽고 노래가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힘들었지만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현장에 있던 임종광 김포우리병원 기획실장은 “어제 응급실에서 본 그녀가 너무나도 능청스럽게 잘 불러 ‘예술인의 정신력은 무한대구나, 끝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윤 지부장은 공연을 끝내고 다시 병실로 돌아와 경기민요합창단 단체 밴드에 이렇게 전했다.
“단원 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최의선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