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서 서울시를 왕복하는 대부분의 좌석버스측면에 ‘대한민국 평화문화 1번지 김포’라는 문구가 선명이 새겨져 있다.

8601버스를 타고 마포를 지나며 이 문구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김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나라 평화문화를 대표하는 것이 김포에 뭐가 있나요” 답은 간단했다. ‘대한민국, 평화문화 1번지 김포’는 우리만 속삭이는 문구였다.

김포시는 광복 70주년이었던 2015년 8월 15일, 평화문화도시임을 대내·외에 선포하며 “우리시는 한반도의 남과 북, 내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국토의 중심지로서 평화문화 조성에 최적의 여건을 갖춘 세계 유일의 분단국 접경도시다”고 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도록 대한민국 평화문화를 대표하는 구체적인 정책과 사업은 없었다.

당시 김포시의 선언문은 김포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지정학적인 것으로 △공동경비구역이 있는 파주시 △DMZ으로 대표되는 철원과 연천군 등이 모두 김포와 같은 상황이지만 그들이 만들어 내는 문화는 달랐다.

철원군의 '경원선 평화예술페스티발‘과 연천군의 ’DMZ국제음악제‘ 그리고 파주시의 ’임진강 생명평화축제‘는 규모면에서 전국적이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국민들은 자연스레 평화지역임을 공감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암리 학살희생자가 있는 화성시의 ‘매향리 평화축제’와 최근 국방부의 ‘제8회 낙동강지구 전투전승행사’와 함께 열린 경북 칠곡군의 '제5회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은 30만 명의 관람객이 참여해 국내외 관심을 끌며 전쟁과 평화에 공감했다.

‘대한민국 평화문화 1번지’는 우리만 속삭이는 것이 아닌 다른 지역도 공감하고 동의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 김포시민조차 공감하지 못하는 가운데 공직자와 행정의 지원을 받는 일부 행사에만 볼 수 있는 것은 분명 한계며 문제다.

김포 시정이 ‘평화와 문화’를 표현한 것은 불과 2년 전이다. 유영록 시장은 민선5기 들어 ‘지속가능한 창조도시 김포’를 시정구호로 삼았으며 이것은 2014년 6월 재선을 통해 민선6기에 들어서도 유지되다가 2015년 8월 바뀌었다. 결국 유영록 시장의 시정철학은 ‘지속가능한 창조도시 김포’였다.

공교롭게도 김포시의 시정구호가 바뀌는 시점에 본사가 민간인통제구역 백마섬에서 주최한 김포뱃길축제가 두 번에 걸쳐 있었다. 2013년 9월 14일, 유영록 시장은 배를 타고 한강을 달렸고 당시 축제주제는 ‘통일한 향한 평화의 물길’이었다. 행사는 이듬해 11월 다시 열렸다. 당시 유영록 시장은 민간인통제지역 ‘한강’을 시민과 함께 뱃길을 가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대한민국 평화문화 1번지 김포’는 구호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깊은 철학과 신념, 그리고 열정이 동반되어야 가능한 것이며 아니라면 그것은 생각의 사치다.

곽종규 기자  webmaster@gimpoj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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